대형 학원들 "잠실 앞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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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시장의 관심이 잠실로 집중되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속속 진행되면서 주민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그에 따라 사교육시장 수요도 확실하게 커지기 때문이다.
재건축 단지 인근에는 대형 종합학원의 진입이 이어지는가 하면 중소형 학원들의 상가입주 움직임도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대형학원 진출 '러시'= 이러한 움직임의 포문을 연 곳은 현재 재건축을 마치고 입주가 한창인 잠실 4단지(레이크팰리스)와 오는 8월 입주 예정인 잠실 3단지(트리지움) 인근 지역. 올 여름까지 총 6374가구가 새 둥지를 틀게 될 이곳 주변엔 일찌감치 대형학원들의 진출이 이어졌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잠실 3단지와 4단지를 가로질러 대치동으로 이어지는 삼전로 일대. 대성학원은 지난 해 9월 이곳에 중.고생 내신 전문 '대성N학원'을 개원한데 이어 12월엔 단과전문 '마이맥 송파 대성학원'을 열었다. 강남 대성학원의 유명 강사를 대거 배치하고 63개 단과반을 운영중인 송파 대성학원은 최근 재수종합반을 추가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섰다.

◆ 20여 학원 밀집 신흥학원가 부상= 후발주자로 나선 곳은 이미 송파 지역에서 특목고 전문학원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장학학원. 장학학원은 오는 8월 입주가 시작되는 재건축 잠실 3단지를 겨냥해 10월 개원을 목표로 삼전로 변에 학원을 신축중이다. 대지 200여 평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 장학학원 관계자는 "(신축학원은)외국어 중심의 초·중학생 전문 단과학원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외고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각 분야별 맞춤교육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정보학원, 고려학원, 메가스터디 등 유명 입시학원들도 이 지역으로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 중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삼전사거리까지 이어지는 삼전로 주변에는 '잠실 종로엠학원', 'ETBT 어학원', '메티에듀 영어전문학원' 등을 비롯해 소규모 보습학원과 영어, 수학, 논술, 미술, 음악 등 20여 개 학원이 밀집돼 있다. 레이크팰리스 상가에도 'LSK 영어학원'과 'Young Rembrandt 미술학원', 유학전문업체 'IVY 국제교육 문화아카데미' 등이 자리를 잡았다.

◆ 목 좋고 저렴…"삼전로를 잡아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삼전로 일대의 학원진출 러시의 원인을 잠실 재건축에 따른 교육수요 증가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에서 찾는다.
레이크팰리스 상가 내 늘푸른공인중개사 예명수 대표는 "3, 4단지는 물론 내년 9월까지 1, 2단지의 입주가 완료되면 이 일대는 2만5000여 가구가 밀집된 매머드 급 주거지역이 형성된다"며 "특히 강남과는 달리 적은 평형이 많아 자녀가 이미 장성한 가구보다는 중고생 자녀를 둔 전문직 맞벌이 부부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학원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전동이 잠실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것도 학원 진출을 높이는 한 요인이다. 현재 분양이 진행 중인 아파트 상가에도 학원개원을 위한 문의가 쇄도하고는 있지만 평당 2000만원대에 달하는 높은 분양가로 인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때문에 아파트 상가에 비해 절반 수준에 임대료가 형성돼 있는 삼전동 지역이 인기를 얻고있다.
이렇듯 삼전로 일대를 축으로 하는 학원들의 진출러시가 가시화되면서 일각에서는 대치동 학원가를 대체할 강남의 새로운 '학원타운'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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