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칼럼] 소아 성인병 대책 세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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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식(食)습관의 변화로 고칼로리 음식이 선호되는 반면 운동량은 감소해 비만증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건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소아의 경우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초.중생에서 비만증의 빈도는 10~15%에 이르는데 이는 5년 전에 비해 두배로 증가한 것이다.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은 불행하게도 소아의 경우에도 통용되고 있다. 소아 성인병은 성인과 달리 성장기 아이들의 성격 형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할 수 있다.

소아 성인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성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식사.운동.약물요법 및 검사.교육 등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하지만 소아 연령대에 적합한 약물을 개발하는 게 급선무다. 많은 성인병 치료제가 제조.발매되고 있으나 대부분 성인을 위한 것이다. 쉽지 않은 신약 개발 환경에서 기존 성인용 약물이 소아에게도 괜찮은지 검증하는 적응증 연구를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성인용 당뇨병 치료제로 시판 중인 설폰우레아계 약물이 소아 당뇨 치료제로 확대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다기관 임상연구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임상연구는 소아 성인병에 대한 효과적인 약물치료를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내재돼 있는 소아 성인병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방치된 소아 성인병 환자를 발견하고 적극적인 치료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소아 성인병은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나 가족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와 학계.의료계의 활발한 연구활동, 그리고 정부의 체계적인 예방과 치료 전략 수립이 삼위일체를 이뤄야 한다.

김덕희 연세대 의대 소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