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우상화의 상징인 김정일화는 과거 이산가족 상봉장에 북측이 들고나와 남측 당국이 항의하는 등 갈등을 빚어 정치적 색채가 짙은 꽃으로 간주돼 왔다. 북한은 지난달 김정일화 전시회를 열어 "남측 인민들도 김정일화를 출품했다"고 주민들에게 위장 선전했다. 이 때문에 김정일화 꽃다발을 받은 이 장관의 행동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측 의도도 관심을 끈다. 한 탈북자는 "김일성 동상 참배 같은 경우 외에 생일 축하를 위해 김정일화를 꺾어 꽃다발을 만드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김정일의 배려를 강조하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측은 큰 초 6개와 작은 초 3개가 꽂힌 크림케이크와 샴페인 외에 바나나.오렌지.딸기 등이 담긴 과일바구니와 미역국을 곁들인 생일상도 차렸다. 이 장관은 "일생에 잊지 못할 기쁜 생일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회담 관계자는 "북측이 오전 1시에 '아침식사를 특별히 신경 쓰겠다'고 연락해 왔다"며 "어떻게 장관의 생일을 알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김정일화(사진)=1988년 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46회 생일에 맞춰 명명된 김정일 상징화. 베고니아과의 붉은색 꽃으로 일본인 가모 모토데루가 품종을 개량해 김정일에게 선물했다. 난초과인 자주색 김일성화, 국화(國花)인 목란과 함께 북한체제를 대표하는 꽃으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