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탄생 장종훈(MVP·빙그레) 조규제(신인왕·쌍방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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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연습생 신화를 창조한 장종훈(24·빙그레)이 마침내 한국 최고의 선수로 떠올랐다.
또 신생 쌍방울의 돌풍을 몰고 온 조규제(24)가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빙그레 거포 장종훈은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한 MVP투표인 단으로부터 총 투표수 50표 중 압도적인 47표를 얻어 3표에 그친 투수 3관왕 선동렬(28·해태)을 제치고 대망의 91년도 MVP를 수상했다.
프로데뷔 4년째를 맞은 장은 올 시즌 수비부담을 덜고 지명타자로 타격에만 전념하면서 홈런(35개) 타점(1백14) 최다안타(1백60개) 부문 신기록과 장타율(0.649)을 석권, 타격 4개 부문을 휩쓰는 쾌거를 이룩했다.
3년 연속 다승·방어율·승률 등 투수부문 3관왕을 차지한 선동렬은 장의 화려한 기록에 눌려 3년 연속 최우수선수에 오르는 대기록작성에 실패하고 말았다.
한편 관심을 모으던 신인왕부문은 구원승 1위인 조규제가 팀 동료 김기태(22·홈런 2위·장타율 2위·타점 2위)를 37-13, 24표 차로 뿌리치고 타이틀을 따냈다.

<87년 연습생으로 첫발>
○…장종훈은 연습생 출신으로 스타가 된 입지전적선수.
장은 지난 87년 연봉 3백만원짜리 볼 보이로 빙그레에 입단, 프로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장은 눈칫밥을 먹으며 피나는 개인훈련을 벌여 지난 88년 유격수부문 골든 글러브 상을 획득하면서 일약 스타급 선수로 떠올랐다.
장은 지난해 홈런(28개) 타점(91) 장타율 (0.545) 등 타격 3관왕을 차기, 강력한 MVP후보에 올랐으나 당시 투수 3관왕을 휩쓴 선동렬에게 밀려 아깝게 수상을 놓쳤었다.
올해 프로 4년째를 맞은 장은 원숙해진 기량과 넘치는 파워로 한국프로야구의 간판대표인 이만수→김성한의 대를 잇는 차세대 홈런 왕의 입지를 굳혔다.
장은 지금까지 해마다 l백%이상의 연봉인상률을 마크하며 지난해에는 팀내 최고액인 4천5백만원으로 껑충 뛰어 연습생출신의 신화를 이룩하기도 했다.

<신생쌍방울 돌풍 주역>
○…조규제는 올 시즌 49경기에 출전, 9승7패 27세이브를 기록, 방어율 1.64로 구원승 1위·방어율 2위를 마크하며 신생 쌍방울 돌풍의 주역이 됐다.
조는 올 시즌 1백42와 3분의1이닝을 던져 탈삼진 1백33개, 승률 5할6푼3리를 기록했다.
조는 일본프로에서 잔뼈가 굵은 김성길(36·삼성)과 막판까지 치열한 구원승 선두 다툼을 벌였으나 쌍방울 타선의 도움으로 관록의 김을 뿌리쳤다.
1m73cm·69kg의 투수로서는 왜소한 체격의 조는 과감한 몸쪽 승부 구로 기라성 같은 프로타자들을 요리, 프로야구 좌완 투수 중 최고수준의 투구를 보이고 있다.
조는 군산상고→연세대를 거쳐 아마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했으며 지난 86년 군산상고를 이끌고 대통령배·황금사자기를 석권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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