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vs 배구 '3·1절 함성 대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프로농구와 프로배구가 올스타전에서 맞붙는다?

3월 1일 오후 2시에 벌어지는 실제 상황이다. 물론 직접 맞대결은 아니다.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프로배구 올스타전은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다. 그러나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열리는 올스타전에 농구나 배구 모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관중 동원은 문제없지만 TV 시청률에서 간접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농구는 SBS에서, 배구는 KBS-1TV에서 생중계한다.

프로농구연맹(KBL) 관계자는 "올스타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슛도사' 이충희 SBS해설위원을 3점슛 대회 결선에 참가시키자는 아이디어가 나올 정도였다. 대신 이상민.서장훈 등 8명의 스타 선수들에게 해설을 맡겼다"고 했다.

이벤트도 다양하다. 3점슛과 덩크슛 콘테스트 외에도 ▶연예인 농구팀과 울산 동아리 농구연합팀의 경기 ▶국내 정상급 댄스팀 '카이크루' 비보이(B-boy) 공연 ▶치어리더 합동 공연 등을 준비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김동준 경기홍보팀장은 "올 시즌 시작 직전에 농구 올스타전과 겹치는 것을 알았다. 일정을 바꾸려 했지만 대관 등이 다 이뤄진 상태라 옮길 수 없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과 대한항공 돌풍 등으로 배구 인기가 올라갔다.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번 올스타전에는 최고의 강서버를 뽑는 '서브킹(퀸) 선발대회'와 최고의 수비실력을 겨루는 '매직 리베로' 콘테스트가 준비됐다. 서브킹에는 외국인 선수 전원과 김학민(대한항공), 이경수(LIG), 박철우(현대캐피탈), 장병철(삼성화재), 이동훈(상무), 양성만(한국전력) 등이 나선다. 매직 리베로 콘테스트는 각각 10개의 서브를 리시브해 지름 1.2m의 원통에 많이 넣는 선수를 최고의 리베로로 가리는 방식이다.

TV 중계를 책임진 PD들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마유석 SBS PD는 "배구 올스타전은 물론 같은 시간 MBC에서 방송하는 '무한도전 스페셜'도 신경쓰인다"며 "3점슛 대회는 녹화를 통해 경기 중 적절한 때 내보낼 생각이다. 하이라이트인 덩크슛 콘테스트와 시간 안배를 하면서 시청자의 주목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훈 KBS PD는 "객관적으로 농구가 시장 규모도 더 크고, 시청률도 더 나오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농구 쪽에서 더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인식.이충형 기자


◆프로배구 올스타전

V-스타팀(삼성화재.LIG.한국전력)과 K-스타팀(현대캐피탈.대한항공.상무)으로 나눠 25점 3세트로 진행된다. 팀별로 12명(온라인 투표 선발 7명, 경기운영위원 추천 3명, 외국인선수 2명)이 출전한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V-스타팀에는 여오현.최태웅.신진식.손재홍.장병철.레안드로.고희진 등 7명의 삼성화재 선수들이 포함됐고,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지휘하는 K-스타팀에는 이선규.하경민.권영민.후인정.루니.송인석 등 현대 선수 6명이 포함됐다. 그래서 현재 승차 없이 1, 2위를 달리는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예비 챔피언전'성격이 돼버렸다.

◆프로농구 올스타전

올해로 11번째 올스타전이다. 지방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서부 지역을 기준으로 나뉜 드림팀(동부.모비스.오리온스.LG.KTF)과 매직팀(삼성.SK.전자랜드.KT&G.KCC)이 맞붙는다. 팬투표에서 6년 연속 최다 득표한 이상민(35.KCC)은 9년 연속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이상민은 지난해 올스타전 때 "내년에는 덩크슛 콘테스트에 출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올해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대신 3점슛 콘테스트에 나서고, 해설가로 마이크도 잡는다. 해설을 하는 올스타는 이상민과 김승현(오리온스), 서장훈(삼성), 방성윤(SK), 신기성(KTF), 김성철(전자랜드), 양동근(모비스), 김주성(동부) 등 모두 8명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