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벤처펀드 만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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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 백종진(47.사진)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제 2 벤처 부흥시대'를 열 방안을 찾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8일 제 6대 벤처기업협회장에 취임하는 그는 2년간 벤처업계를 이끈다.

그는 회장 취임 후 역점을 둘 분야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500억원 규모의 펀드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백 회장은 "벤처기업 펀드는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회원사들에게 금융 지원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미 300억원 정도의 자금을 마련했고, 조만간 200억원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벤처기업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국벤처정책연구소'를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연구소로 하여금 회원사에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각종 정책을 수립하고 미래 전략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끔 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벤처기업특별법을 개정하는 데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법이 제정된 지 10년째여서 달라진 기업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벤처기업들이 급변하는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자체적인 신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벤처기업 간 인수합병(M&A)이 긴요한 만큼 M&A 규제를 완화하는 등 법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도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최근 미 마이크로소프트가 새 컴퓨터 운영체제(OS)로 내놓은 '윈도 비스타'가 다른 소프트웨어와 궁합이 맞지 않아 호환이 안 되는 등 각종 문제를 낳은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국산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기업에겐 벤처기업과의 상생에 신경 써줄 것을 주문했다. 백 회장은 "국내 벤처기업의 60% 정도가 대기업과 연계해 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들 벤처기업이 대기업의 수출망이나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게 된다면 수출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의 친동생으로 프라임벤처캐피탈.테크노마트 대표 등을 지낸 그는 2003년 6월 프라임이 인수한 한글과컴퓨터 대표를 맡았다. 인수 당시 경영난에 빠져 있던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433억원 매출에 66억원 순이익을 올리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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