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오스카 번쩍 든 607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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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노배우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더 퀸'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헬렌 미렌(62)과 '미스 리틀 선샤인'으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앨런 아킨(73.사진)이다. 환갑이 넘은 그들은 연기상 4개 부문 중 2개를 차지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었다.

'더 퀸'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 열연한 미렌은 세 번의 도전 끝에 아카데미 정상에 올랐다. 그는 1994년과 2001년에 여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됐었다. 트로피를 받기 위해 단상에 오른 미렌은 자신의 영광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돌렸다. "여왕은 50년 이상을 한결같이 위엄과 의무감과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분의 용기와 한결같음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말하지만 그분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스 리틀 선샤인'에서 손자.손녀에게 성적인 농담을 서슴지 않는 엽기적인 할아버지로 출연한 아킨도 아카데미 3수생이다. 66년과 68년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그는 39년 만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며 오스카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아킨은 뉴욕 출신이다. 57년 영화계에 뛰어들어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나에게 연기는 팀 스포츠와 같다. 나는 동질감이 없이는 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쁨과 신뢰와 일치의 감정을 만들어낸 '미스 리틀 선샤인'의 전체 연기자와 스태프.제작진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LA=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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