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인력실태 처음 조사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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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계속 취업상태를 유지한 사람은 두 명 중 한 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동안 전혀 취업한 적이 없는 사람도 전체의 3분의 1에 달했다. 취업자의 70%는 월평균 소득 200만원 이하였다.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일자리가 많이 늘지 않고 있지만 다행히 일자리를 구한 사람도 항상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은 26일 이런 내용의 '2006 인력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신애 사회통계국장은 "실업률 통계가 해당시점의 실업 여부만 보여줘 중장기적인 고용동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올해부터 인력실태조사 통계를 새로 만들어 발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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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불안 심각=2005년 9월 현재 15세 이상 인구는 3844만8000명 가운데 최근 1년(2005년 9월~2006년 8월)간 취업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67.2%인 2582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년 내내 취업하고 있었던 사람은 46%에 불과했다. 일자리 변화를 경험한 사람은 5명 중 1명이 넘는 23.1%였으며, 3분의 1(30.3%)은 6개월 이상 구직이나 취업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기간이 6개월을 넘은 '평소 취업자'는 15세 이상 인구의 60.3%였다. 반면 '평소 구직자'는 3.4%로 조사됐다. 또 구직 활동을 한 기간이 6개월에 못 미치는 '평소 비경제활동인구'도 36.3%에 달했다. 취업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9년이었으며, 10년 이상 근속은 34.3%에 불과했다. 여성 취업자들의 절반가량(48.6%)은 3년도 안 돼 직장을 바꾸거나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업자 70% 월 200만원 못 벌어=평소 취업자의 70.9%가 월평균 200만원 미만을 받았다. 월 300만원 이상을 받는 임금근로자는 11.2%에 불과했다.

근속 기간이 가장 긴 직업은 농.어업 종사자로 27.9년, 가장 짧은 직업은 통신판매종사자로 평균 3.1년이었다. 전체 산업의 평균연령은 41.8세로 집계됐다. 전체 산업의 평균 근로시간은 주당 50시간이었다. 평소 취업자 대부분(90.7%)이 1주에 36시간을 일했으며 46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의 비중이 전체의 60.2%로 가장 많았다. 근로시간이 가장 많은 업종은 숙박.음식점업으로 주당 58.1시간을 일했다. 평소 비경제활동인구 중 77.8%는 1년 이내 구직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인력실태조사=1년간의 경제활동을 조사하는 통계로 올해 첫 선을 보였다. 지금까지 정부가 매월 발표하는 고용동향은 1주일에 1시간 이상 일하면 취업자로 분류해 피부로 느끼는 취업률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면 인력실태조사는 '1년간 취업기간과 구직기간의 합이 6개월 이상인 사람 중 취업기간이 구직기간보다 긴 사람'을 '평소 취업자'로 분류한다. 즉 취업자와 구직자를 ▶평소 취업자=취업기간≥구직기간 ▶평소 구직자=취업기간≤구직기간 ▶평소 비경제활동인구=취업기간+구직기간<6개월 등 세 가지로 나눠 보다 실생활에 가깝도록 했다. 이번 조사는 2005년 9월 1일부터 2006년 8월 31일까지 6만 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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