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신도 탐내는 직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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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구글의 공동 창업자 겸 사장인 래리 페이지(下)와 세르게이 브린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교 마운틴 뷰에 위치한 본사 건물인 '구글 플렉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사진=AP]


구글…사내에 수영장·당구장·등반용 암벽, 11개 구내 식당에선 최고 수준의 공짜 식사
MS…회사에서 주차는 도우미가 대신해 주고 간단한 장보기와 드라이클리닝도 무료로
딜로이트…출산한 여성은 최대 5년간 휴직할 수 있고 휴직 중엔 회사가 무료 교육

꿈같은 얘기가 아니라 실재하는 '꿈의 직장'들이다. 지난달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발표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뽑힌 회사들의 사례다.

100대 기업은 미국 내 446개 기업 임직원 10만5000명이 자신의 회사를 평가한 결과에 기초했다. 구글이 1위를 차지했고 바이오 기업인 제넨텍, 식료품 체인점 웨그먼스 푸드마켓이 뒤를 이었다.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는 회사가 생산하는 모든 처방약을 직원에게 무료로 주고 로펌 아널드 앤드 포터는 직원이 추천한 사람이 채용되면 추천한 직원에게 1만5000달러(약 1400만원)를 포상한다.

포춘은 "이들 기업은 이직률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 또는 가치는 무엇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이 이를 분석해 성공요인 일곱 가지를 정리했다. 직장인에게는 '일하기 좋은 직장'의 기준을 제시하고 기업에는 구성원의 이직을 막으려면 회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덕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재미있게, 마음껏 일할 수 있게 하라=구글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하면서 창의력을 발산토록 하는 구조다. 애완 동물을 데리고 출근하는 것도 허용된다. 100대 기업 중 3분의 1이 탁아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직원의 걱정을 미리 해결해 줘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육아를 위해 5년 휴가를 받은 딜로이트 앤드 투시의 티나 스웬슨은 "회사에 충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 제도 실시 후 이직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재충전하고 성장하게 하라=직장인들은 근무 환경이 좋아도 자신의 능력 계발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회사를 떠나고 싶어 한다. 개인의 경쟁력이 요구되는 무한 경쟁 시대이기 때문이다. 제넨텍 등 21개 기업은 직원에게 재충전을 위한 유급 안식 휴가를 제공한다. 지난해 제넨텍 직원 537명이 6주간의 안식 휴가를 다녀왔다. 안식 휴가는 6년마다 기회가 온다. 69위에 꼽힌 나이키 본사에선 다리에 나이키의 로고를 문신한 직원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충성심이 높다. 교육 담당자인 넬슨 패리스 국장은 "직원에게 자기 계발을 위해 필요한 것은 회사에 당당히 요구하라고 말한다"며 "회사는 이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3위에 오른 웨그먼스 푸드마켓의 경영 철학은 '고객 만족보다 직원 만족이 우선'이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주당 60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들을 '레드 존'으로 분류해 스트레스를 관리해 준다. 자신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회사가 안다는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하다. 업무에 대한 공정한 평가도 직원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철선 연구위원은 "좋은 직장이 되려는 기업들은 ▶직원의 자기 성장 욕구를 만족시켜 줄 경력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즐거운 조직 문화를 만들며 ▶직원과 직접 대화하는 창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현영 기자

'일하기 좋은 기업'일곱 가지 성공 요소

1. 가족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라

<웨그먼스 푸드마켓> 고객 만족보다 직원 만족이 우선

2. 재충전을 유도하라

<지넨텍> 직원에게 유급 안식 휴가 줘 재충전 기회 제공

3. 자유로운 근무 환경 조성하라

<구글> 수영장.스파.마사지실.당구장 갖춰 창의력 유발

4. 조직 내 차별을 없애라

<구글> 인종.성차별 없애고 재능과 실력에 따라 보상

5. 직원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게 하라

<대상 기업의 3분의 1> 탁아소 운영 등 직원 불만 요소 해소

6. 자기 성장의 기회를 보장하라

<구글> 업무 시간의 20%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투자 허용

7. 직원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라

<보스턴 컨설팅 그룹> 주당 60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 '레드 존'으로 분류해 특별 관리

*미국 경영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분석

자료: 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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