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과학생활화 노력 절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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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1세기를 준비…」 문화연주최 세미나/기술발달의 목표는 진정한 남녀평등 실현
첨단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후기산업사회인 21세기를 맞아 여성도 과학기술에 대해 좀더 관심과 친근감을 갖고 소양을 갖추는데 노력하며 다양하게 등장하게 될 새로운 과학기술계 전문직 역에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는 지난 26일 한국종합전시장에서 국제문화연구소 주최로 열린 「21세기를 준비하는 한국여성」이란 세미나에서 나온 결론이다.
성대 이영옥 교수(21세기 위원회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김명자 숙대 이과대학장(화학)은 「과학기술의 발달에 대처하는 한국여성」이란 논문에서 『첨단과학기술이 정치·경제·사회등 전분야에 걸쳐 결정적인 발전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21세기 정보화사회에서는 여성 스스로 노력해 자질을 갖추고 시대를 앞서가면서 사회구조적인 성차별을 타파하지 않으면 오히려 지금보다 더 여성들이 사회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학장은 우리나라 여성과학인력의 사회진출에서의 장애요인으로 ▲전통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과학적 사고능력이 뒤떨어진다는 사회전반적인 인식 ▲과학기술인력 개발의 전략수립과 실천을 위한 여성과학자들의 조직적인 노력 부족 ▲과학기술분야에서의 성차별해소에 대한 정부정책부재▲임신·출산 등의 가정적 부담으로 인한 휴식기간을 인정치않는 사회일반의 의식 등을 꼽았다.
여성들이 이렇게 장애자아닌 장애자로 취급받기 때문에 지난 몇년동안 과학기술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정부·산업계측의 하소연에도 불구하고 매년 배출이 늘고 있는 여성과학인력의 실질적 사회 진출은 매우 저조한 기이한 현상까지 발생하는 실정이라는 것.
그는 이의 해결을 위해 『정책적으로 여성의 사회참여를 활성화시키는 구체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각종 전문직에 일정한 비율로 여성들을 취업시키는 고용제도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중앙일보 김광섭 과학부장은 『21세기는 국가정책에서 과학기술이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시기이며 첨단과학기술의 발달과 정보화사회의 도래로 여성의 가정생활과 역할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사회진출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므로 대변혁의 시대를 맞아 여성들은 생활과학과 친근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정부와 각 사회단체들은 과학기술의 마인드를 심어주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장은 또 『과학기술발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답고 편리한 가정생활을 누리는 것이며 진정한 남녀평등을 바탕으로 한 직장과 사회생활의 영위』라고 지적했다.
토론자인 이화여대 이성은 교수(교육학)는 『여성의 과학기술적인 자질향상을 위해 정부·기업·학교에서 올바른 프로그램을 개발해 어린시절부터 과학의 중요성을 일깨워줘야 한다』며 여성들의 조기교육을 강조했다.
이어 「정보화 사회와 여성노동」이란 제목으로 두번째 주제발표를 한 연세대 이숙종 박사(여성학)는 『우리나라 여성의 취업구조가 화이트칼러 중심의 선진국형이 되려면 여성 스스로의 자질향상과 여성고용인력의 활용을 위한 제도적·사회적 요인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박사는 여성인력의 활용을 위한 개선방안으로 ▲취업구조의 성차별개선 ▲가정적 부담을 덜기위한 육아의 사회적 지원 ▲남녀평등의식 고취 ▲여성의 고등교육과 노동시장과의 연계 등을 들었다.<이원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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