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칭·잭슨 "나는 나" 두 여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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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금까지 여자 프로농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는 우리은행 타미카 캐칭(28.1m85cm)이었다. 지난해까지 세 시즌을 뛰는 동안 챔피언을 놓친 적이 없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 동료를 가족으로 여기는 친화력. 그녀에겐 팀을 하나로 만드는 리더 기질이 있다. 그런 캐칭에게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났다. 삼성생명 로렌 잭슨(26.1m95cm)이다. 최근 팀의 4연승을 이끌며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올스타전에서도 MVP가 됐다. 잭슨은 '한방'을 지닌 에이스다.

▶리더 캐칭

오늘이 마지막인 듯 뛰고
실력 + 친화력으로 팀 장악

"다리가 부러져도 공만 살릴 수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몸을 던질 선수다."

정덕화 삼성생명 감독은 캐칭에 대해 "이기기 위해 모든 걸 바치는 것 같다"고 했다. NBA에서 11시즌을 뛴 아버지 하비스 캐칭은 딸에게 "코트가 싫어지면 주저하지 말고 떠나라"고 했고, 캐칭은 "내일 농구가 싫어질지도 모르니까" 오늘이 마지막인 듯 뛴다.

박명수 우리은행 감독은 "우리 팀은 어린 선수로 구성됐다. 그들에겐 '시간'과 '기회', 그리고 '이기는 경험'이 필요하다. 캐칭이 자라나는 선수들에게 그 모든 것을 경험하도록 해주고 있다"고 했다.

캐칭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친밀함이다. 그는 팀을 가족으로 여긴다. 나이가 많은 선수에겐 꼭 "언니"라고 부른다. 연습이 끝나도 혼자 사라지는 법이 없다.

그래서 선수들은 그를 '귀염둥이'라고 부른다. 캐칭은 부드럽게, 그러나 완벽하게 팀을 장악하고 있다.

▶에이스 잭슨

1m95㎝ 센터가 3점포 펑펑
골밑서는 깔끔하게 골 연결

센터이면서도 잭슨의 3점슛 성공률은 38.5%(52개 시도 20번 성공)로 전체 2위다. 골밑에서의 슛 동작도 완벽하다. 패스를 받으면 공을 튀긴다거나 몸을 굽히는 등의 군더더기 행동이 없다. 정미라 MBC 해설위원은 "잭슨은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LA 스파크스의 리사 레슬리(1m96cm)와 함께 포지션 파괴를 이끌었다. 이들은 센터급 신체에 완벽한 외곽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다"라고 했다.

잭슨은 시즌 초반 체력에 문제를 드러냈다. 정덕화 감독은 "미국에서는 40분 풀타임을 소화할 필요가 없었다. '한국에 와서 2년 만에 처음 풀타임을 뛰어 본다'고 할 정도였다"고 했다. 그러나 잭슨은 2라운드 들어서며 한국 농구에 완벽히 적응하고 있다. 현재 득점 부문 1위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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