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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공백지대' 트랜스 히말라야 탐사에 나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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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세계의 꼭짓점'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봉(8848m) 정상에 고 고상돈씨가 처음 태극기를 꽂은지 30년. 한세대 후배 산악인 임성묵(37ㆍ월간 '클라이머' 편집기자)씨가 23일 히말라야 지도의 '공백지대'로 불리는 티베트 동부 '트랜스 히말라야' 탐사에 나선다. 산악전문 사진기자 신준식(47ㆍ월간 '사람과 산')씨, 일본인 사진가 겸 중국어 통역을 맡은 스즈키 히로코(鈴木博子ㆍ34)씨와 함께 하는 65일간의 대장정이다.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티베트 고원은 한국엔 미지의 땅입니다. 특히 에베레스트가 속한 네팔 히말라야의 동쪽, 니엔칭탕구라(7162m) 산맥과 캉리감포 산군 등은 인간의 도전정신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죠. 이 지도의 빈곳을 메우는 것이 이번 원정의 목표입니다.”

임씨는 이번 탐사를 위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8차례 파키스탄으로 날아가 인근지역 답사를 했다. 3년전부터는 군사지도를 통해 지형을 분석하는 한편, 티베트 쪽에 원정허가 절차를 밟는 등 본격적으로 준비해왔다.

이들 탐사대는 옛 촉나라 수도인 쳉두(成都)에서 대장정을 시작한다. 칭하이성(靑海省) 탕구라산맥의 겔라다인동(6621m) 빙하, 티베트의 니엔칭탕구라 산맥-캉리감포산군, 그리고 히말라야의 최동단 남체바르와(7782m), 원난성(雲南省)의 마르캄산군 등을 거치는 지난한 여정이다. 기차ㆍ버스ㆍ도보ㆍ말 등을 동원해 행군할 거리는 1만5000km. 만년설과 빙하ㆍ협곡ㆍ고산병의 위험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방인에게 독이 든 술을 주는 악습이 있다는 원시부족과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지형ㆍ지리ㆍ날씨뿐 아니라 풍습ㆍ생활상까지 함께 탐사할 계획입니다. 이제껏 영국ㆍ미국ㆍ일본만이 다녀간 곳이라 이 지역에 관한 한 한국이 선두그룹에 설 수 있을 겁니다.”

임씨는 고등학교 때 산의 매력에 빠져 이제까지 중국 총라이산맥 쓰구냥(6250m), 히말라야 레이디스핑거(6030m) 등을 원정대장으로서 누볐다. 임씨에게 이번 원정이 특별한 또하나의 이유는 사실상 미리 가는 ‘허니문’이라는 점. 스즈키씨와는 2004년 쓰촨성(四川省) 자진자보 메시프로 등반 때 만나 3년여 원거리 연애 끝에 연내 결혼하기로 약속한 사이다.

“산을 오르는 것은 고통인 동시에 기쁨입니다. 극한을 이겨낸 자만이 느끼는 평온함이 산에 빠져들게 합니다.”
임씨는 이번 원정 기록을 주 1~2회 조인스닷컴(http://exploration2007.joins.com)에 실황 연재할 예정이다. 인간의 발이 닿지 않은 설원의 자연 풍경을 신씨의 힘찬 사진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트랜스 히말라야=히말라야 최동단 남체바르와의 동쪽 니엔칭탕구라 산맥과 캉그리감포산ㆍ이공창포 계곡 일대. 영국 탐험가 킹 돈워드가 1920년대 첫 탐사한 뒤 ‘동쪽의 히말라야’로 부르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히말라야가 끝난 뒤쪽 산맥들’이란 점에서 ‘트랜스 히말라야’가 옳다고 본다.

강혜란 기자


※트랜스 히말라야 홈페이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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