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전' 바람…로또복권 1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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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로또복권이 국내에 선보인지 1년이 됐다. 지난해 12월2일 처음 판매된 로또는 복권의 개념을 확 바꿔놓았다.

‘인생 역전 신드롬’을 불러온 로또는 사행심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시행 초기 이상 과열때문에 당첨금 이월 횟수를 제한하는 일도 있었으며, 정부 관련 부처들은 예상치 않은 공익기금 수입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쏟아진 진기록=11월 29일 제52회 추첨 때까지 로또복권은 3조5천6백56억원 어치가 팔렸다. 2월 7일에는 하루에 7백68억원어치가 팔리기도 했다.

52회 추첨까지 1등 당첨자는 모두 1백99명이 나왔으며, 이들에게는 모두 8천2백81억원의 당첨금이 지급됐다. 1등 당첨자는 평균 42억원(세전)을 받았다.

4월 12일에 나온 최고액 당첨자는 무려 4백7억원을 거머쥐었다. 지방의 경찰관이었던 행운의 당첨자는 경찰직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8백14만5천60분의 1로 벼락맞을 확률(50만분의 1)보다 낮지만, 21회 1등 당첨자는 막상 7억9천만원의 푼돈(?)밖에 챙기지 못했다. 1등 당첨자가 23명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고르게 당첨자가 나왔지만 유독 제주도에서는 아직 1등이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1~45 중 그동안 가장 많이 나온 숫자는 37로 열네번이나 나온 반면 24는 단 두번밖에 등장하지 않았다.

◆로또 1년 명암=최근 로또 판매액은 매주 6백억~7백억원 수준을 넘나든다. 지난 2월에는 일주일에 2천6백억원어치가 팔려 과열이 우려될 정도였지만 이후 당첨금 이월횟수 제한 등의 조치로 이상 열기는 다소 진정됐다.

로또 홍보대행사인 미래사회전략연구소 최종은 차장은 "한사람이 수백만원어치를 구입하던 초기의 과열 양상은 줄어들고 분위기가 차분해졌다"고 말했다.

로또 복권 판매금액의 약 30%가 7개 정부부처의 공익기금으로 들어간다. 현재 서민임대주택 건설 등 공익 사업에 쓸 기금 1조5백80억원이 로또복권 판매로 조성됐다.

또 로또 당첨자들의 거액 기부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당첨자 15명이 56억원을 불우이웃돕기 등에 기부했고, 남몰래 기부한 사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첨금이 수백억원까지 치솟은 로또가 사행심을 만연시켰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YMCA 시민중계실 서영경 팀장은 "로또복권이 등장한 이후 청소년들조차 관심을 가질 정도로 사회적으로 사행심이 더 확대됐다"며 "정부는 공익기금조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로또 열기는 빈부격차의 심화 현상을 반영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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