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희귀음반 수천장 소유 "공학에 대중음악 연결 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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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음악은 우리 마음을 사로잡을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생각을 자극케하죠. 모든 음악들을 쉽사리 흘려보내지 못하는 예민한 습성때문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서울교대 오철환교수(기계공학전공·48)는 공학자 답지않은 음악전문가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지난 6월부터 MBC-FM『골든디스크』(진행 박원웅·연출 김관영)에 매주일요일 출연하면서 세계 여러나라의 민속음악과 전통악기, 대중적인 포크음악등을 소개하고 있다.
공학박사답지 않게 치밀한 음악분석과 깊이있는 인문학적 해석으로 오교수는 국악·프로그레시브·재즈 음악애호가들 사이에서 자료와 지식이 풍부한 대가로 칭송받고 있다.
오교수는 이미 MBC-FM『성시완의 디스크 쇼』, 『2시의 데이트 김기덕입니다』 등을 통해 접근하기 어려운 여러 음악장르를 쉽게 풀이해주는 명컬럼니스트로 이름을 드러낸 바있다.
50∼60년대 이후의 지나간 팝음악을 주로 들려주는 『골든 디스크』에서 민속음악을 위주로 소개하는 것은 『세계 곳곳에서 각기 나름대로 발전·정착시킨 독특한 음악세계가 폭넓은 감각의 지평을 열어주며 결국 우리 음악·문화를 살찌게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청취자들은 방송은 물론 음반을 구하기도 어려운 희귀한 음악인이나 작품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식의 팝음악과 소위 공통관습시대라 불리는 17∼19세기의 서양고전음악이 음악의 전부로 통하는 것은 오히려 하나의 질곡처럼 여겨져요.』 오교수는 대학 때까지 클래식곡에만 심취했다가 60년대 월남전 참전이후 대중음악과 재즈·민속음악에 관심을 돌려 새로운 음악들을 계속 파헤치고 있다.
여러곳에 전문가적인 음악론을 기고하고 있는 오교수는 『대중음악은 테크놀로지의 발전과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특수한 문화』라고 강조하고 『전공과 관계된 기술공학적인 하드웨어와 대중음악을 연결시킨 대목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얻을 수 없는 희귀음반을 수천장 소장하고 있는 오교수는 자신이 『50∼60년대「사상계」I지를 읽고 감화받은 세대』라고 소개하면서 『팝음악 특히 최근 랩·사이키델릭·댄스 음악에대한 깊이있는 문화 해석과 비평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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