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냉전 계속 안타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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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0세때 6·25를 경험했고 분단을 극복하기위해 평생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남북간에 냉전의 기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오늘을 맞게되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40여년동안 통일·노동운동에 전념, 파란만장한 길을 걸어온 김낙중 민중당 대표위원은 12일 회갑을 맞아 『평생 감옥만 왔다갔다하느라 한 일이 하나도 없어 축하받을 입장이 못된다』며 축하인사를 사양했다.
김대표는 이날 YWCA강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박현채·김세균교수등 후학들로부터 「민족통일과 민중운동」이라는 회갑기녑논문집을 증정받았다.
김대표는 한국전쟁 직후인 65년 남북한에서 무력통일만이 유일한 통일방안인양 외쳐대던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평화통일을 주장했고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모두 네차례에 걸쳐 10년이 넘게 감옥살이하는등 숱한 고초를 겪어왔다.
특히 55년에는 자신이 직접 기초한 「통일독립청년 고려공동체수립안」을 몸에 지니고 임진강을 헤엄쳐 건너 평양에 갔으나 간첩으로 오인돼 당시 박헌영이 수감돼 있던 평양내무성 예심처 감방에 3개월간 갇히고 남으로 송환돼서도 역시 간첩으로 오인돼 감옥에서 모진 수난을 겪고 1년만에 석방됐다.
김대표는 『우리 사회는 이미 통일을 향해 상당히 전진하고 있으며 이 방향은 바꿀 수 없다』고 전제, 『통일을 앞당기기위해선 경제·사회적으로 우위에 있는 남한측이 아량을 가지고 북측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문제에 대해 김대표는 『소·동구의 변혁과 관련, 사회주의가 개혁대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해 운동권이 주춤거리고 있지만 우리나라 현실이 개혁돼야 한다는 당위는 그대로 남아있다』고 한뒤 『진지한 고뇌를 통해 새로운 대안이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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