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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유행성출혈열 "조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매년 봄과 가을에 극성을 부리던 유행성출혈열이 최근에는 10∼12월에 집중적으로 발병하는 「단일유행」양상을 보임에 따라 이에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기가 됐다.
특히 올해의 경우 들쥐등에 의해 옮겨지는 렙토스피라증에 걸린 환자가 이미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어 유행성출혈열에 대해 더욱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고려대의대 이호왕교수(미생물학)는 『특히 최근에는 유행성 출혈열 환자중 도시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농촌주민에 비해 유행성출혈열에 대한 항체형성 확률이 떨어지는 도시인들은 예방접종을 하고 야외에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방접종은 최소한 발병예상시기 1개월전쯤에 실시해야 항체가 제대로 생성되므로 9월중순까지는 끝내는 것이 좋다.
유행성출혈열의 원인균인 한탄비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는 각각 등줄쥐와 집쥐의 폐등 장기에서 증식한후 이들 쥐의 오줌과 변을 통해 배출돼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공중을 떠돌다 사람의 호홉기를 통해 침투한다. 여기에 뱁새·박쥐까지 한탄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다는 것이 최근에 밝혀져 한층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특히 쥐나 뱁새등이 많이 서식하는 지대에서 작업할때 마스크를 쓰고 들에 함부로 앉지 말며 들에서 돌아왔을때는 외출복을 잘 털어야 한다.
이교수는 『최근에는 성묘객중에도 상당수의 환자가 발생하눈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묘 주변에 쥐의 오줌이나 변이 있는지 미리 살펴보고 주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천명이상의 유행성출혈열 환자가 발생, 이중 약7%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직업별 환자발생은 농민이 3분의2로 가장 많고 군인 및 전화·철도·토목공사 종사자가 다음이며 골프객·성묘객등도 많다.
유행성출혈열은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도 증세만 갖고는 가려내기 어렵다. 이교수는 『발병초기 독감같은 느낌이 들다가 열이 섭씨 40도이상 오르고 토하며 눈·코·입에서 피가 쏟아져 나오는 등의 증상이 특장이지만 다른 여러 질병으로 착각하기 쉽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행성출혈열의 원인 바이러스를 찾아내 진단할 수 있는 기관은 서울대병원·고대병원·국군유행성출혈열연구소등 3개소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므로, 유행성출혈열의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발병초기 우선보건소등을 찾아가 혈청진단키트를 이용하는 것이 병을 간단히 진단하는 수단이 된다.
예방접종은 한달 간격으로 2회 해야 하며 대부분의 종합병원을 제외한 내과 병·의원과 보건소등에서 할 수 있다.
최근 이교수팀의 조사에따르면 들쥐등의 유행성출혈열 바이러스 보균율은 경기지역이 15%를 넘고 다음으로 서울·충청·경북등의 순이다. <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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