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험 널리 알리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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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기업인이 책을 내는 것이 유행처럼 된 것이 요즘 세상이지만 최근 진도그룹의 김영철부회장(53)이 퍼낸 『작은 것에 큰 뜻이 많더라』는 그중에서도 이색적인 책이다.
본인은 『기업활동을 하면서 주변에서 보고 듣고 느낀 평범·잡다한 세상사는 이야기를 묶어본 것에 불과한 책』이라고 하지만 「20원의 인심」 「일에는 베돌이, 먹을땐 감돌이」 등 72편의 산문과 22편의 연작시 「단상」, 그리고 얼핏 떠오른 생각을 만화로 옮긴 19편의 카툰등은 남다른 데가 있다.
작년에 발간돼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최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어판으로 15만부가 발행된 그의 자전적 에세이집 『사랑과 비즈니스에는 국경이 없더라』에 이어 또다시 「…더라」로 끝난 책체목에 대해 그는 『주변에서 주워담은 단어들의 나열에 불과한 이야기에 단정적인 제목을 달기가 쑥스러웠다』고 말했다.
기업경영뿐만 아니라 환경·교육문제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 산문과 날카로우면서도 재치가 넘치는 카툰은 김부회장의 사물을 보는 시각이 얼마나 다양한지, 그리고 작은 일에서 큰 의미를 뽑아내는 그의 감각이 얼마나 섬세한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기업인들은 개척정신이 가장 앞서있는 집단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제 기업정신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인 생활의 질을 높이는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생각합니다. 기업경험에서 얻은 지혜를 전사회에 확산하기위해서는 기업인 스스로 제 목소리를 가져야 합니다.』
아직 우리사회에 「기업문화」가 정립돼있지 않다고 주장한 김부회장은 『생산현장에서, 그리고 주변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자산을 그냥 흘러보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바로 이 점이 그가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발간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부회장은 80년 도산직전의 영국스포츠카 팬더사를 인수, 재기의 신화를 이룩해 유럽에 이름을 떨쳤던 장본인이다. 지금은 진도그룹 부회장으로, 월간 여성잡지 『여성춘추』의 발행인으로 정력적인 활동을 하고있다. <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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