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과 싸우며 구슬땀/수해복구/인력·장비 부족 침수논밭 방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태풍 글래디스로 큰 피해를 본 부산,경남·북지역에서는 휴일에 이어 26일에도 주민·공무원·경찰·민방위대·군인 등 10만여명이 복구작업에 나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부산과 포항 등 일부지역은 인력·장비가 대부분 무너진 제방과 도로 보수에 동원되는 바람에 침수된 농경지는 손을 못쓰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구작업=부산 재해대책본부는 26일 주민등 2만1천여명과 중장비 7백여대를 파손된 하천·도로 등 공공시설 66개소·산사태지역 7개소 등에 집중 투입,복구작업을 펴고 있다.
산사태가 났던 문현동 고갯길과 만덕제1터널 아래 덕천로는 25일 오후 완전 복구했으며 수영천과 안락천 범람으로 침수된 반여동·안락동 일대에서는 침수가옥 복구 및 방역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대책본부는 사망자 1명당 3백만원씩 조위금을 전달하고 이재민 2천6백44가구 8천6백28명에게는 가구당 백미 20㎏과 침구·라면 등을 나눠줬다.
경남도는 연인원 5만여명을 동원,26일 현재 90% 정도를 복구했으며 26일 울산 상평천제방 등 제방 79개소,도로 11개소 8백90m 등을 보수하고 있다.
울산시 반포동등 침수가옥 6백82가구 2천4백여 주민들은 흙탕물에 젖은 가재도구를 씻어말리는 등 집안 정리에 나섰고 효문동일대 침수됐던 53개업체 근로자들은 휴일인 25일에도 출근,기계정비를 했으나 생산설비등이 흙범벅이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도는 중장비 8백8대와 5만8천여명을 동원,피해가 컸던 경주군과 포항시 등 7백50개지역에서 복구작업에 나서 교통이 두절된 17개도로 중 포항∼안강간 도로 등 16개를 25일 완전복구 했다.
◇농경지 복구지장=경북도의 경우 농경지 1만4백78㏊가 침수 또는 매몰됐으나 인력과 장비가 도로·제방 가옥복구작업에 우선 투입돼 일손부족으로 넘어진 벼들을 3일째 방치해 두고 있으며 병충해 방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지방 역시 대저1,2,3동·녹산동 등 6천4백71㏊의 농경지가 침수됐으나 인력과 장비를 지원받지 못해 농민들이 애태우고 있다.
대책본부측은 공공시설등에 대한 복구가 완료되는 27일 오후부터 농경지 복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제12호 태풍 글래디스로 인해 26일 오전 5시 현재 1백3명(사망 74·실종 29)의 인명피해와 8백55억6백만원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