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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담 '대북 조정관' 국가정보국장 출신 존 네그로폰테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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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의 한반도 문제를 전담할 첫 대북정책 조정관에 존 네그로폰테(사진)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고 워싱턴 소식통이 11일 밝혔다. 대북정책 조정관은 지난해 10월 통과된 의회 수권법안에 따라 신설된 직책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60일 안에 조정관을 지명해야 했으나 지금까지 미뤄왔다. 유엔 및 이라크 대사를 거쳐 국가정보국장을 역임한 네그로폰테는 대북 강경파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최근엔 "6자회담을 낙관할 근거가 있다"고 말하는 등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동안에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거론되기도 했다. 워싱턴 소식통은 "힐 차관보가 '다른 사람이 조정관을 맡으면 원활한 북핵 협상이 어렵다'며 조정관 겸직 의지를 보여 백악관이 그의 임명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최근 상황이 변했다"고 말했다. 조정관직 신설을 주도했던 조셉 바이든 상원의원과 칼 레빈 상원의원(모두 민주당)이 각각 상원 외교위원장과 군사위원장이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두 위원장은 "조정관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고 의회에 보고하는 중책인 만큼 고위급 관리가 맡아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 간부들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네그로폰테를 조정관으로 추천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네그로폰테가 국무부 부장관이 된 뒤 조정관을 겸직하면 외부 인사가 조정관이 되는 것에 비해 힐 차관보의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이란 점도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네그로폰테는 경력 40년의 베테랑 외교관으로 온두라스.멕시코.필리핀 대사를 지냈으며 2004년 이라크 대사 재직시절 전후 복구 사업과 총선 과정을 지휘했다. 특히 내전을 치른 베트남.에콰도르.온두라스에 근무할 때 막후협상과 비밀작전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경험이 있어 군 및 정보기관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온두라스 대사(1981~85) 재직 시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좌익정부에 대항하는 반군을 뚜렷하게 지원했다는 이유로 나중에 유엔 대사 임명이 6개월간 늦어지기도 했다. 2005년 4월부터 올 1월까지 국가정보국장을 맡아 중앙정보국(CIA).연방수사국(FBI).국가안보국(NSA) 등 미국의 15개 정보기관을 총괄 감독해 왔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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