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오늘 전남 해안 상륙|진로 바뀌어 남부전역 호우·해일 피해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제12호 태풍 글래디스 접근으로 강풍을 동반한 호우가 쏟아져 20명이 사망·실종하고 가옥·농경지 침구, 산사태, 도로유실, 축대붕괴 등 피해가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또 연안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고 어선 등 3만여 척의 선박이 전국 항·포구에 긴급 대피중이다.
한편 글래디스는 23일 오후 전남 남해안으로 상륙할 것이 확실시되며 위험반원에 들게 되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풍·호우·해일 등으로 인한 추가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23일 『글래디스가 이날 오후6시쯤 여수 반도 부근으로 상륙, 24일 새벽 변산 반도를 지나 서해 남부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태풍은 육지에 상륙하면서 세력이 많이 약화되겠으나 남해안 지방 및 영·호남 내륙지방에서는 침수·산사태·해일 등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태풍의 영향권에 드는 지역에서는 시간당 20∼40mm의 집중호우가 오랜 시간 계속돼 총누적 강우량이 4백∼6백mm에 이르고 초속 18∼25m의 강한 바람이 불겠으며 해안지방에서는 4∼8m의 높은 물결이 만조시각과 겹쳐 해일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 태풍은 당초 일본 구주 서쪽 해상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23일 새벽 동해 해상으로 강하게 확장하고 있는 고기압 세력에 막혀 북서쪽으로 진로를 선회했다』며 태풍이 『북위 32도 이북에서 진로를 북서쪽으로 바꾼 것을 관측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남해 전 해상·남해안 지방(부산 포함)·제주도에는 태풍경보, 영남·호남 지방 및 동해 남부·서해 남부 해상에는 태풍주의보, 영동 남부 해안지방·영동 산간지방에는 호우경보가 각각 발효되어 있다.
22일 오전부터 남부·영동지방을 중심으로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오후 1시 현재 ▲거제 3백60mm ▲부산 2백81mm ▲삼척 1백58mm 등 1백50∼3백60mm의 강우량을 보이고 있다.
한편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날 「태풍의 내습에 따른 국민행동요령」을 발표, ▲침수지역주민 대피 준비 ▲불필요한 외출 자제 ▲간판 등 낙하물 고정과 비닐하우스·축사 철저 관리 ▲등반·야영객 즉각 대피 등을 당부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