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중 지리산 반달곰, 땅굴 파고 '쇼생크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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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자연적응 중이던 반달곰 '반돌이'(만 34개월)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보호를 받던 중 탈출했다.

공단 측은 지난 16일 자정 위치추적 발신기 점검을 위해 '반돌이'를 포획해 전북 구례군 광의면의 우리에 가뒀으나 새벽에 땅굴을 파고 탈출한 것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공단 측이 '반돌이'의 목 부위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발신기를 뗀 채 우리에 가둬둔 사이에 탈출한 것이다.

지난 5월 이후 6개월 만에 포획된 반돌이는 체중이 54kg에서 1백14kg으로 두배 이상이 돼 있었다.

공단은 2001년 9월 반달곰 수컷인 '장군이'와 '반돌이', 암컷인 '반순이'와 '막내' 네 마리를 지리산에 방사했다. 이 중 '막내'는 등산로에 자주 나타나 사람을 놀라게 하는 등 자연적응에 실패해 방사한 지 한달 뒤 사육곰으로 돌아왔다. '반순이'는 지난해 7월 죽은 채 발견됐다.

한상훈 반달가슴곰 관리팀장은 '반돌이'의 탈출에 대해 "야생성을 회복하고 있는 징조"라고 진단했다. 관리팀은 훈련된 개 등을 이용해 추적한 끝에 18일 지리산으로 들어간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단 박문규 자연보전부장은 "오른쪽 귀에 흰색 표시를 단 곰을 목격하면 지리산국립공원남부지소(061-783-9100~2)나 반달가슴곰 관리팀(061-783-9120)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권근영 기자

*** 바로잡습니다

11월 28일자 9면 '지리산 반달곰 탈출' 기사 중 구례군은 전북이 아니라 전남에 있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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