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가짜상품 꼼짝 마"…포장지엔 홀로그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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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비싼 돈을 주고 산 물건이 가짜일 때 허탈하다. 가짜를 만드는 기술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대상도 광범위해 패션의류.위스키.골프채 등은 물론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농수산물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가짜제품이 기승을 부릴수록 가짜를 찾아내려는 각 업체들의 노력도 치열해지고 있다.

◇첨단 기술과 소재로 진위 가린다=최근 '레비트라'라는 발기부전치료제를 내놓은 바이엘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는 위조품과 진품을 구별할 수 있는 홀로그램을 부착하고 진품 판별법 알리기에 나섰다.

이 홀로그램은 'LEVITRA'라는 갈색 영문으로 돼 있으며 빛의 굴절을 달리해 보면 글자가 녹색으로 보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위조품 제조업자들이 따라하기 어렵도록 이 같은 기술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위스키업체들도 가짜 양주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로발렌타인의 '임페리얼'은 2001년부터 '구알라 캡'이라고 불리는 위조방지용 특수 캡을 병에 장착해 판매 중이며 올초부터는 추가로 납세필증 인쇄에 사용하는 OVD(Optically Variable Device)라는 위조방지용 장치를 병에 붙였다.

구알라 캡을 장착할 경우 병을 위조하거나 다른 양주로 다시 채우는 것이 2백~3백배 이상 어려워진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또 OVD 방식은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인쇄 기법으로 위조업체들이 따라하기 어렵다.

'피어스클럽 18'를 생산하는 두산은 병뚜껑을 국내에서는 생산할 수 없는 주석 캡슐로 만들어 위조품을 방지하고 있다.

골프채업계에서도 가짜제품 유통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캘러웨이의 정품 골프채에는 그립 바로 아랫부분에 캘러웨이사 고유의 은색 바코드가 있으며 우드헤드 힐 부분에 3D바코드가 있다. 혼마는 그립 상단에 24K 금으로 된 혼마 고유의 상징물을 부착했으며 호젤에는 24K 금으로 된 링이 달려 있다.

◇가짜 농수산물도 가려낸다=현대백화점은 한우와 수입육에 대한 구분을 위해 DAN검사를 실시한다. 현대백화점 품질연구소에서 실시하는 이 조사는 한우와 젖소, 수입육을 정확하게 구분해 내고 각 제품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한우 도축 증명서만 있으면 한우라고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판매되는 농산품의 70% 이상을 산지와 직거래함으로써 수입산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다.

또 각 부문 매입 담당 직원들은 수입산 식별법을 항상 숙지하고 원산지 표기가 잘못된 제품이 매장에 있는지 다시 한번 조사한다.

국산 김치만을 사용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동원 F&B는 배추의 원산지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은 배추 수확기가 되면 산지에 내려가 직접 배추가 수확되고 트럭에 실리는 과정까지 직접 지켜본다.

콩가공 유제품업체들 역시 제품 관리를 강화했다. 콩의 경우 DNA검사로도 원산지를 가려낼 수 없어 첨단 기술도 소용이 없는 분야다.

롯데햄우유 측은 이에 따라 콩을 공급하는 도매업자들의 창고 방문을 월 1회에서 월 2회 이상으로 늘리고 사전 통보 없이 창고 및 농축액 제조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박혜민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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