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번트실패로 무너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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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바늘허리에 실을 맨 롯데, 신인의 투혼으로 기사회생한 LG.
반게임차로 숨막히는 4위 다툼을 벌이는 갈길 바쁜 롯데·LG가 맞붙은 잠실경기는 경기내용은 예상보다 수준이하.
롯데는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에이스 박동희(박동희)를 마운드에 내세우며 비장하게 맞섰으나 번트실패로 경기의 흐름을 스스로 끊고 주도권을 LG에 넘겨줬다.
롯데는 1-0으로 뒤진 4회초 공격에서 선두 김응국(김응국)이 사구로 진루, 찬스를 잡았으나 2번 전준호(전준호)가 희생번트 대신 자신도 같이 살겠다고 드래그번트를 시도하다 선행주자 김이 2루에서 횡사, 찾아온 기회를 내버렸다.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던 롯데는 1-0으로 뒤지던 7회초 2번 대타 김종헌(김종헌)이 행운의 내야안타로 진루했으나 올 들어 8개 구단감독 중 가장 많은 번트작전을 구사해 온 강병철(강병철) 감독은 최근 3경기에서 모두 10개안타를 기록한 슬럼프의 롯데타선에 번트 대신 강공을 지시했으나 결국 병살로 연결됐다. 이때까지 롯데의 안타는 2개.
주전 김동수(김동수)의 부진으로 포수자리를 꿰어찬 LG 신인 강진규(강진규)는 2회말 8번 타자로 나와 프로데뷔 4타석만에 첫 안타인 좌전결승타를 뿜어내 선취점을 올렸으며 7회말 박동희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우전안타를 뿜어내 추가점의 발판을 마련, 패기가 실종된 LG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결국 롯데는 번트 대신 강공으로 맞선 작전미스로 영패를 감수해야 했다.
강감독이 에이스 박동희를 내세우고도 경기가 풀리지 않자 초조한 나머지 결정적 찬스에서 흔들려 대세를 그르친 한판이라 하겠다. <장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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