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불화가 학생흡연 부추기는 요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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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고등학교 남학생들의 흡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나 교사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화중교수·선린상고 장영미교사팀이 서울시내 8개학군의 고교3학년 남학생 8백l4명, 학부모 5백57명, 교사 3백62명을 대상으로 흡연실태와 흡연이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조사 학생의 41%가 현재 흡연하고 있거나 흡연한 경험이 있으며 학부모의 40%이상, 교사의 30%이상이 건강에 미치는 흡연의 폐해나 흡연동기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이들 학부모나 교사들은 흡연이 막연히 건강에 나쁘다고만 생각할 뿐 ▲담배연기 속에는 유해물질이 있다 ▲담배는 축농증을 일으킬 수 있다 ▲수명을 단축시킨다 ▲두뇌활동을 저하시킨다 ▲폐암을 일으킨다 등에 대해서는 오히려 흡연학생들보다 인식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교사는 『전체 흡연경험학생 중 70%이상이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거나 가정이 화목하지 않다」고 응답한 조사결과는 학부모들의 흡연에 대한 「무지」와 아울러 가정의 불안정이 학생 흡연을 부추기는 큰 요인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계속 흡연하는 학생들은 반사회적 행동에 빠지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계속해 흡연해오고 있다」「담배를 끊었다 다시 핀다」「금연했다」등으로 나둬 조사된 이번 연구에서 흡연을 계속하는 학생 1백56명중 약6%는 본드나 부탄가스·대마초등을 경험했다고 대답, 비흡연 학생(4백80명)의 1%에 비해 뚜렷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이들 고교생들의 흡연률이 계열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예체능계 학생은 전체 82명중 61%, 실업계는 1백95명중 58%, 문과계는 2백51명중 37%, 이과계는 27%가 흡연하고 있거나 흡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교사는 『예체능계·실업계의 흡연률이 높은 것은 이들 학생들의 자유분방정도, 사회에의 진출시기가 빠른 것 등이 원인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양담배를 피워본 학생도 42%가 넘는 것으로 밝혀져 양담배가 고교생 층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갔음도 나타났다.
흡연동기는 『친구들의 권유 때문』이라고 답한 학생이 50%를 넘어 이들이 흡연방지를 위해서는 흡연하는 친구들을 잘 감시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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