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절전·발전기술 찾아나설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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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장마전선이 서서히 지나가고 있다. 피서방법도 옛날 같으면 시원한 정자나무그늘이나 산 계곡을 찾아 더위를 식히는 것이지만 소득이 높아진 요즘에는 대부분 집안에서 쉬면서 냉방기구에 의존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발전설비용량은 2만9백97메가와트로 해방당시에 비해 1백10배나 늘어난 엄청난 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위가 기슴을 부리는 여름철에 전력난이 예상되는 이유는 산업용외에 아무래도 가정용전력의 과소비가 주된 요인일 것이다.
특히 전기는 2차 에너지로 사용하기에 편한 대신 값이 비싸 소비의 증가는 국민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절전운동이 범국민적운동으로 전개되기도 한다.
가장 직접적인 절전방법으로는 국민 각자가 절전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실천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예컨대 에어컨은 가장 약한 온도에 놓고 선풍기로 실내 공기를 순환시켜 준다든가, 냉장고에는 가능한한 적은양의 식품만 보관토록 한다든가, 창문에 햇볕 차단용 가리개를 설치해 복사열·대기열을 막는다든가 하는 손쉬운 방법을 실천할 수 있다.
그러나 전력을 많이 쓰는 공장이나 업소에서는 보다 기술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무시한 채 무리한 절전규제나 비효율적 절전방법은 생산성을 떨어뜨려 원가의 상승요인이되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여름철 일손 부족과 함께 2중고를 치르게 되기 때문에 대체 가능한 전원공급시스팀을 구상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 가능한 전력조절대책으로는 심야의 잉여전력으로 발전용수를 끌어 올려 전력의 피크타임때 사용하는 양수발전방식이 있으며, 전력피크타임때 수요 조절용으로 전기를 많이 쓰는 수용가와 계약을 맺어 필요시에만 조절송전하는 방법이 기술적으로 고려되고있다. 무엇보다 대형건물에서의 냉·난방에 필요한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로 현재 이용이 가능한 방법으로는 흡수식 냉방시스팀, 엔진을 이용한 압축식 열펌프형의 냉방시스팀이 있다. 이런 방법은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이용해 최대의 냉방효과를 얻어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한편 전력난 극복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기술개발에 의존해야 하는데 전망이 좋은 미래전원으로 소수력·풍력·태양열 발전등이 가까운 장래에 실용화될 전망이다. 몇가지 요소기술과 경제성이 확보되면 2000년대초에 실용화될 수 있는 기술로는 태양광·연료전지·조력발전등이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자연자원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 외에도 수소발전·MHD발전·핵융합발전등은 현재 초기연구단계에 있으나 2030년대에 실용화가 예견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발전기술 확보는 절전이 미덕이 아닌 소비가 미덕인 풍요로운 사회를 약속하는 기술이라 할 것이다.
◇필자 약력 ▲44년 서울출생 ▲미 오하이오공대 및 대학원 졸(화공학박사) ▲미컬럼비아 가스시스팀 서비스사·국립브룩헤이븐연구소 근무 ▲태양에너지연구소 태양열연구부장·한국동력자원연구소 선임연구부장역임 ▲현 한국동력 자원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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