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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쑥!] 1장, 2장 … 어느새 영어소설 1권 뚝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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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게 맞는 영어공부법으로 영어책 읽기를 활용하는 양유리씨가 집에서 편안한 자세로 자녀들과 영어책을 읽고 있다.[사진=양영석 인턴기자]

'자녀 영어교육 언제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까'.

영어는 가르쳐도 고민이고 안 가르쳐도 고민이라는 학부모가 많다. 영어유치원부터 각종 영어교재와 어학연수 등 프로그램은 많지만 관건은 자녀의 수준과 상황에 맞는 교육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양유리(36.주부)씨는 '내 아이에게 맞는 영어공부법'을 일찌감치 찾은 행복한 엄마다. 양씨의 비법은 1년 전부터 큰딸 수아(정발초1)에게 읽히기 시작한 '챕터북'(Chapter Book, 호흡이 긴 동화나 소설을 여러 개의 장으로 나눈 주니어용 영문 소설)에 있었다. 챕터북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양씨는 영어 유치원 한번 안 보내고 해외 체류 경험 없이도 두 자녀에게 효과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요즘엔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 현웅이(6)도 누나의 챕터북을 그대로 이어받아 읽고 있다. 양유리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챕터북 교육법을 비롯해 유명 챕터북의 줄거리와 작가 소개 등 관련 정보를 학부모 커뮤니티인 쑥쑥닷컴(www.suksuk.co.kr)에 칼럼으로 연재 중이다. 양씨의 챕터북 교육 노하우를 들어봤다.

◆챕터북이 뭔가요?=챕터북은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읽을 수 있는 간단한 영어 소설책이다. 본격적인 영문 소설보다는 분량이 짧지만 그림 영어책인 스토리북이나 리더스북보다는 호흡이 길다. 긴 이야기가 5~8개의 장(章.챕터)으로 쪼개져 있어서 챕터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내용은 모험.성장.추리 등 어린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주제들이 많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을 나타내는 리딩레벨(RL)이 1부터 5까지 나뉘어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나 나니아 연대기 같은 소설은 리딩레벨이 가장 높은 5에 해당한다.

약사 출신인 양씨는 병원 약품정보실에서 의학 논문을 번역하다 육아에 뛰어들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영어 읽기뿐 아니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능력도 길러주고 싶었다. 그래서 혼자 유아영어 교육법을 연구하고 회화학원에서 공부하면서 딸 수아가 다섯 살 때 영어를 읽고 말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르쳤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영어 독서였다. 양씨는 "챕터북은 이해하기 쉽고 내용도 재밌어서 아이들 스스로 계속 읽고 싶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요즘 수아는 잭 파일스(Zack files)라는 30권짜리 챕터북을 또다시 읽고 있다.

◆챕터북을 효과적으로 읽는 법=양씨는 "엄마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에게 어려운 수준의 책을 억지로 읽게 하면 역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아이의 수준에 맞는 레벨의 챕터북을 선택해야 한다. 또 아이의 성격에 맞게 읽기와 말하기 비율도 조절해주는 게 좋다.

양씨도 처음에는 수아에게 영어 회화 중심으로 가르치다가 챕터북 독서로 방향을 바꿨다. 내성적인 성격에는 말하기보다 책읽기가 더 적절할 것 같다는 판단에서였다. 양씨는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자연스럽게 회화 실력도 늘더라"고 말했다. 또 "책을 고를 때는 아이가 좋아하는 장르를 존중해 주고 함께 책을 고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읽는 도중엔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엄마가 해석해 주고 일일이 단어를 찾아주기보단 아이가 내용을 통해 뜻을 유추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양씨는 "책을 읽은 뒤의 지도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 줄거리를 간단히 물어보거나 주인공에 대해 아이가 느낀 점 등을 함께 얘기하면 자녀의 독서 이해력도 진단해볼 수 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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