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스포츠 개방물결 합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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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남미 유일의 폐쇄적 사회주의국가인 스포츠 강국쿠바가 3일부터 열리고 있는 91팬암대회 개최를 계기로 올림픽유치까지 노리는 등 세계스포츠계를 향해 미소를 던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야구·배구등 아마 구기종목을 포함, 복싱·유도·레슬링등 격투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종목에서 세계정상급인 쿠바는 그동안 스포츠를 통한 정치선전에 열을 올려왔다.
그러나 최근 동구권의 잇따른 민주화물결속에 쿠바는 팬암대회를 계기로 세계스포츠무대에 개방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물결 속에 쿠바총리 카스트로는 지난달 28일 미국 ABC-TV와의 인터뷰에서『지난 3년간 1만개의 각종 경기시설을 완비, 팬암대회의 성공적 수행과 올림픽유치를 위한 기초준비를 마쳤다』고 공언, 올림픽유치가 차기의 목표임을 밝혔다.
특히 쿠바는 96년 아틀랜타 올림픽이후 올림픽개최지가 공산권국가에 배당될 것이라는 예측아래 자유진영등을 상대로 맹렬한 스포츠외교를 전개할 뜻을 비추고있다.
쿠바는 야구선수출신 카스트로의 영향을 받아「스포츠는 인민의 권리」라고 규정, 쿠바인들의 활력을 부추기는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포츠는 외교무대에서 무기로, 국내 정치에서는 체제를 공고히 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가 되면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영웅으로 존경받고 부와 명예를 누리게 된다.
쿠바는 현재 지역마다 체조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도 아바나의 옛 스페인 비즈니스클럽을 국가대표훈련장으로 쓰고 있다.
여기에서 72, 76, 80년 올림픽헤비급복싱을 3연패한 테오필로 스테본슨의 강력한 후계자로 떠오르는 펠릭스 사본이 92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의 집념을 불태우고 있고 12세의 체조요정 안니아 포르투온도, 8백m 세계캠피언 아나 키로트, 높이뛰기 세계기록보유자 샤비에르 소토마이어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도 정상을 향해 땀을 흘리고 있다.「우의」와「도전」의 두 얼굴을 지닌 쿠바는 제3세계의 리더국답게 비록 경제가 낙후되고 서양친구들이 없어도 강인한 정신과 함께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지난 86년 팬암대회 개최권을 획득한 쿠바는 국내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인민들의 복지를 위해 엄청난 자금이 들어가는 이 대회를 포기, 반납할 계획도 이미 5년전에 세워 두었다.
최근 소련과의 직교역 및 제3세계와의 경제교류로 활기를 맞고 있는 쿠바는 경기가 침체된 시절에도 인민들을 위한 체육시설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선수시절 미국 프로팀으로부터 연봉 5천달러의 입단제의를 받았다는 카스트로 총리의 영향으로 쿠바 곳곳에 야구장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며 성인야구팀이 전국에 4백개에 달할 정도로 야구열기는 대단하나 선수들의 미국 프로 행은 금지하고 있다. <장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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