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증상 대부분 청각세포 손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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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59세의 전업주부입니다. 2년쯤 된 것 같은데요, 처음엔 약하게 귀에서 소리가 울리더니 지금은 '징~'하는 소리와 '웅'하는 소리가 동시에 들리네요. 지난해 전문병원에 가서 청력검사를 받았는데 별다른 이상은 없고, 노인성 난청이라며 불편하지 않으면 그냥 지내라더군요. 더 심해지면 보청기를 쓰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치료법은 없나요.

A: 이명(耳鳴)은 우리말로 귀울림이라고 합니다. 삐~, 지~, 쉭~, 또는 질문하신 분처럼 웅~하는 소리들이 흔하게 들립니다. 전체 인구의 5% 정도가 항상 이명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 1%의 사람들은 이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근무장애나 수면장애 등을 호소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명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거죠.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면 대개 정상으로 나오고, 겉으로는 건강하게 보이기 때문에 주위의 가족으로부터도 그 고통을 이해 받지 못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병원에서도 그냥 지내라는 말만 하고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고 하니, 환자들로서는 답답할 노릇이죠.

모든 병들이 그렇지만 이명도 증상이 생기고 나서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이명 환자들은 청신경과 달팽이관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전문 클리닉에서 검사를 받는 이명 환자들 중 0.5%에선 청신경종양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명증상을 단순히 귀에서 소리나는 현상으로 돌리게 된다면 자기도 모르게 머리속에서 종양이 계속 자라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명증상을 보인 200명 중 한 명이므로 꽤 높은 비율입니다. 이런 환자들은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종양이 없는 환자들은 보통 달팽이관의 청각세포 손상에서 이명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대부분 과로나 스트레스.머리의 외상.소음성 난청.노인성 난청 등이 원인입니다. 60세 이상의 경우 35%정도에 노인성 난청이 옵니다. 결국 나이가 들수록 이명환자가 증가하게 되는 겁니다.

이명 치료를 위해 지금까지 다각적인 노력이 있어 왔습니다. 이명에 좋은 약들도 많이 처방되고 있지만, 의학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증명된 약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이명환자들의 경우 불안.우울 또는 수면장애 등이 동반된 경우 그 증상에 대한 약물들이 일부 도움이 되지만 이명 자체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현재로선 이명재활치료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명재활치료는 크게 3가지 치료로 구성돼 있습니다. 첫째는 능동적인 치료로, 상담과 교육치료. 이명이 발생한 후 3개월 이내라면 이 치료만으로 좋아지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둘째는 수동적인 치료로서 보청기와 소리발생기라는 기구를 사용하게 됩니다. 청력이 30~40dB 이상 감소돼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분들은 보청기를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환자는 소리발생기를 처방 받습니다. 수동적인 치료는 능동적인 치료와 병행할 때 효과가 커집니다. 셋째는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과로나 스트레스는 이명의 주요 악화요인입니다.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하며, 신체적으로도 이명 외의 증상이나 질병을 잘 치료받아야 합니다. 또 적절한 영양을 공급받고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이런 재활치료는 1년~1년 반 정도의 기간을 필요합니다. 3개월 후부터 많은 환자들에게서 증상의 호전을 볼 수가 있고, 치료가 끝나면 80%의 환자들이 증세가 좋아집니다.

송병호 미래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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