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이스하키선수 출신「경기 올드타이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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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무더위가 계속되는 한여름철 시원한 빙판위를 달리는「경기올드타이머」는 경기고 아이스하키선수 출신들이 86년11월에 결성한 친목 모임이다.
바로 이 단체가 최근국내 아이스하키계에 신선한 새바람을 일으키면서 부쩍 관심을 모으고있다.
발족 3년만인 89년10월 일본 동경올드타이머와 국제친선경기를 가진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와 공동으로 (한국·일본·홍콩) 제1회 아시아 올드타이머 아이스하키대회를 열어 우승을 차지했다.
김웅단장(62·(주)FIC회장)과 주장등 모두 32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또 작년 경복·중동 올드타이머 태동에도 큰 자극을 주었으며 지난 5월 모교인 경기고에 아이스하키팀을 부활시기기도 했다.
이 모임의 결성단계에서부터 사실상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오고 있는 주장 정운익씨(49· 신영금속회장)는 『당초 친목을 목적으로 출발했는데 차츰 욕심이 생겨 이젠 우리나라 아이스하키 발전에 뭔가 기여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게 됐다』며 이 모임의 역할을 강조했다.
3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까지의 동문들로 구성된 이들 왕년의 스타들은 86년 결성이후 매주 일요일 링크에 모여 독특한 스피드와 스릴을 만끽해 오고 있다.
그동안 태릉링크를 주로 이용했으나 작년부터 목동 실내링크로 장소를 정착시켰다.
이 모임의 선수중 최고령자인 김중호씨(54·GK·강남성모병원부원장)는『마음은 환갑이후까지도 거뜬히 뛸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의 정력을 은근히 과시하기도 했다.
정운익주장은 또『아이스하키야말로 남성중 남성의 스포츠』라고 자랑하고는 『그래서 가족중에서도 특히 부인들이 이 경기를 가장 좋아한다』며 의미있게 웃어 보였다.
2년여 노력 끝에 경기고 아이스하키팀을 부활시킨 이들「어제의 용사들」은 현재 연간 3천만원 상당의 성금을 갹출, 후배들에게 지원해 주고 있다.
「경기올드타이머」는 또 내년에 만주「하얼빈올드타이머」를 초청, 친선경기를 갖기 위해 중국아이스하키협회 부회장인 이만기씨(조선족)와 몇차례 접촉을 가진 바 있으며 남북관계의 발전추이를 보아 북한팀을 초청하는 문제도 신중히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는 현재 44만명의 아이스하키 애호가들이 있으며 북한의 김정일은 자신을 아이스하키광으로 소개할 정도고 평양에는 현재 4개의 대형 아이스링크가 있어 그 수준도 한국보다 한 수위일 것이라고 정씨는 주장했다.

<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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