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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개학 증후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새 학기가 눈앞이다. 새 학년·새 친구·새 담임 교사에 대한 기대도 잠시, 이맘때면 어김없이'개학증후군'으로 불리는 방학 후유증이 학생들을 괴롭힐 수 있다.

방학을 끝내고 다시 시작되는 규칙적인 생활과 긴장감 때문에 여러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개학증후군은 피로, 갑작스런 복통과 두통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상급 학교와 상급 학년 진학을 앞둔 겨울방학의 경우 여름방학보다 심적 부담이 더 많아 개학증후군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개학증후군을 어떻게 피해갈 수 있을까.

# 진학 두려움 없애야

2월엔 대부분의 학교에서 수업보다는 다음 교과과정 준비를 위한 사무적인 일정이 진행된다.

졸업식과 분반 등으로 인해 수업이 형식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담임교사조차 학생들이 방학 이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의 자기 조절과 부모의 도움이 매우 중요하다.

화곡고교 권태훈(48) 교사는"2월에는 고3이 되는 학생의 경우 입시부담으로, 2학년은 전공계열을 정하는 과정에서, 신입생은 상급학교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혼란을 겪을 수 있는 시기"라며"부모와 학생이 진로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나누고 선행학습과 복습을 통해 상급학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방학 동안 무리한 계획을 세웠다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불안해하는 경우도 많다. 경서중학교 김승규(52) 교사는"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학습에 집중하는 것은 다음 학기를 맞는데 더 큰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며"새 학기를 앞두고 성적향상에 대한 조바심을 내기 보다는 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부모가 자녀의 생활습관 조절을

꾸준한 건강관리와 생활습관 조절도 빼놓을 수 없다. 방학동안 느슨해진 생활습관이 바쁜 학교생활과 충돌하면서 육체적·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방학 때도 학원수강 등으로 어느 정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만 학교생활에 비해선 중압감이 적다.

특히 늦잠과 장시간의 컴퓨터 게임, 불규칙한 식사 등은 개학 후 학생들의 건강 이상을 부르는 주범이다. 전문가들은 방학 동안의 선행학습도 중요하지만 원만한 학교생활을 위해선 부모가 자녀의 생활습관을 조절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씨알학원 원경섭(39) 부원장은"날씨가 추운 탓에 학생들이 더욱 움직이길 싫어하지만 이틀에 한번 정도는 30분 이상 반드시 운동을 하고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등교거부는 원인 파악 먼저

자녀가 개학 때 등교를 거부할 경우 우선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한 투정이나 게으름일 수도 있지만 교우관계나 학교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울청소년상담센터 박명준(41) 소장은"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했거나 교우 및 교사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학생의 경우 개학은 당연히 피하고 싶은 일"이라며"자녀가 등교거부를 할 경우 다그치지 말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등교를 심하게 거부할 경우 가정에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박 소장은"담임교사와 상의를 하거나 전문 상담사 또는 전문의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대한소아과학회에 따르면 소아나 청소년들이 등교에 대한 불안감을 심하게 느낄 경우 눈 깜박임·헛기침·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고,심할 경우 수면장애·우울증·자폐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yiks@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이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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