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스타 강재원-본고장 유럽서 인기 절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축구의 차범근, 배구의 강만수와 비견할 핸드볼의 스타로는 단연 강재원(27·스위스 그라스호퍼팀)이 꼽힌다.
강은 부천공고 1년 때인 지난81년말 대표팀에 첫 발탁된 이래 지금까지 11년째 태극마크를 지켜오면서 뛰어난 테크닉과 발군의 득점력으로 한국남자핸드볼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는데 수훈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6스위스세계선수권대회 최다득점왕(66골), 87년 세계핸드볼연맹이 선정한 최우수선수, 88서울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으로 한국핸드볼의 중흥기를 주도해온 강은 오는 8월 일본에서 벌어지는 바르셀로나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 대비, 대표팀에 합류해 후배들과 땀을 흘리고 있다.
이규정 대표팀감독은 『전보다 완숙한 기량과 월등한 스피드로 공격진을 주도하면서 이번 대회 최대난적인 일본격파의 선봉장으로 기대가 크다』고 강에 대해 극찬하고 있다.
강재원의 인기도는 핸드볼열기가 침체된 국내보다 본고장이랄 수 있는 유럽무대에서 폭발적이다.
강이 유럽무대에 처음 진출한 것은 지난 89년10월 현재의 그라스호퍼팀(스위스 취리히)에 입단하면서부터.
『공항에 도착하면서 무척 놀랐어요. 공항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것을 필두로 팀유니폼 착복식의 TV중계, 그리고 거주하는 아파트와 사생활의 TV방송 등 국내에서는 생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는데 그만 놀라고 말았어요.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유럽도 단일방송권이므로 지난 86세계선수권과 88년 올림픽 때 나의 활약상이 현지에서 크게 화제가 됐었대요. 그래서 스위스팬들도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스위스에 도착하자마자 1백년 역사의 그라스호퍼팀에 입단(연봉6만달러에 아파트·승용차제공) 한 강은 당시 3위권 수준의 팀을 10년만에 우승시키면서 인기절정을 구가하게 된다.
스위스뿐 아니라 독일·프랑스 등 다른 유럽지역에서도 경기장에 강재원이 나타나면 일제히 『강』을 연호하는 관중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된다.
입단 첫우승의 대가로 연봉이 8만달러(약6천만원)로 오른 강은 이번 시즌(90년9월∼91년5월) 또다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다음시즌부터는 연봉 10만달러에 코치겸 선수로 뛰게됐다.
연봉 외에 승리수당·득점수당 등을 합하면 실제수입은 훨씬 많다는게 주위의 귀뜸.
이번 시즌이 끝난 5월말께 스위스TV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팀으로의 이적의사를 내비치자 프랑스·스페인·독일 등의 프로팀 관계자들로부터 스카우트전화가 새벽까지 쇄도, 스스로의 진가를 직접확인하기도 했다고.
강은 27일 물러난 김종하 전 핸드볼협회장의 장녀 난주(26)씨와의 사이에 세 살 난 아들하나를 두고 있다. <신동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