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계 갈등, 급기야 폭력 사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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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수영 스타' 박태환(18.경기고)을 둘러싼 수영계의 갈등이 폭력 사태로 번졌다.

피해자는 노민상(51) 경영대표팀 감독이고 가해자는 대한수영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이자 전 대표팀 감독인 김봉조(60)씨다. 노 감독에 따르면 1일 오후 김씨가 후배 한 명과 함께 태릉선수촌 코치실로 찾아와 폭언을 퍼부으며 머리로 얼굴을 들이받고 몸에 발길질을 했다. 노 감독은 현재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다.

김씨는 "노 감독이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자해를 했다"며 폭행 혐의를 부인했지만 노 감독은 2일 김씨를 고소했다. 수영연맹은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 사태는 수영계 내부에 존재하던 갈등이 한국 수영의 기대주로 떠오른 박태환을 통해 증폭된 결과다. 노 감독은 박태환을 수영에 입문시킨 장본인이고 지난해 박태환을 지도해 도하아시안게임 3관왕으로 이끌었다. 김씨는 대표팀 감독으로 있던 2004년 당시 중학생이던 박태환을 대표팀에 발탁했다. 둘 다 박태환에 대한 '지분'이 있지만 박태환 측은 지난해 말 개인훈련을 선언하며 노 감독과 결별했다. 박태환의 부모는 아들의 장래 문제에 대해 김씨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노 감독은 박태환이 대표팀을 떠난 데 대해 "제3자가 개입했다"며 김씨를 겨냥했다.

김씨는 각종 이권 문제 등으로 수영연맹 지도부와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왔다. 여기에는 2012년까지 수영대표팀 공식스폰서인 아레나와 지난달 '박태환 프로젝트'를 가동한 스피도의 용품 전쟁도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 수영 관계자는 "최근 노 감독이 박태환의 아버지를 찾아가 김씨의 비위 사실을 낱낱이 고했다. 이것이 폭력사태의 직접적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 감독은 이를 부인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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