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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2 12대 10일 일본 배치 … 한국 공군과도 합동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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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0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嘉手納) 미군 공군기지에 임시 배치될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인 F-22 랩터가 한국 공군과도 합동훈련을 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스텔스 기능이 있어 적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F-22는 미국이 보유한 최강의 전투기로 해외에 배치돼 훈련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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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에서 3~4개월간 훈련=미 공군은 1일 "일본에 배치될 제27 비행대대의 활동 범위로 가데나 기지와 일본 북부 아오모리현의 미사와(三澤) 미 공군기지, 일본 동북부와 한국이 포함된다"며 "주일미군뿐 아니라 한국 공군과도 훈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공군과 언제.어떤 훈련을 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공군으로선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알려진 F-22의 성능을 체험하고 합동 전투력을 높일 좋은 기회를 맞은 셈이다.

웨이드 톨리버 제27 비행대대장은 "미 버지니아주 랭리 공군기지에 있는 F-22 12대가 배치되며 조종사 20명과 지원 병력 등 260여 명이 가데나 기지로 이동한다"며 "앞으로 90~120일 동안 각종 전술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전쟁 억지력 향상될 듯=F-22 전투기의 전투 행동반경(연료를 보급받지 않고 임무를 마친 뒤 기지로 귀환할 수 있는 거리)은 1200km다. 이는 가데나에서 발진한 F-22가 평양 상공에서 작전을 한 뒤 돌아올 수 있는 거리다. 가데나는 일본 도쿄 인근의 요코타(橫田) 미 공군기지보다 평양에 조금 더 가깝다.

F-117이 한국에 배치된 상태에서 F-22 비행대대가 가데나로 이동하고, 한국 공군과 합동훈련도 하게 되면 대북 전쟁억지력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F-22가 배치될 가데나 기지는 미 공군 소속 RC-135 정찰기를 동해상에 띄워 북한을 감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해 북한 핵실험 당시 미국은 방사능 측정이 가능한 특수 정찰기 WC-135C를 가데나 기지에서 동해 상공에 띄워 함경북도 풍계리 핵 실험장에서 나온 미세 방사능을 조사했다.

◆북한에 '오판 말라' 메시지=미 공군 대변인인 데이비드 스미스 소령은 "F-22의 배치가 특별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F-22가 동북아 지역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역 안정과 전쟁 억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 영문판은 "F-22의 배치는 북한의 핵실험과 중국의 급속한 군비 증강으로 안보환경이 불안해진 동북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로널드 키스 미 공군전투비행단장이 지난달 23일 F-22의 가데나 배치를 언급하면서 "F-22는 이제 어떠한 전쟁이 발발해도 바로 전투에 투입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북한과 중국에 '오판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그는 "어떤 전장이든 F-22가 투입되면 사람들은 깜짝 놀랄 만한 상황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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