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40억·이상목 22억…프로야구 최고 몸값 받고 롯데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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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만년 꼴찌에 '짠돌이'란 꼬리표가 늘상 따라다니던 롯데 자이언츠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정수근(26.두산 출신 외야수)과 이상목(32.한화 출신 투수)을 한꺼번에 잡았다. 무려 73억원(이적료 11억원 포함)이 넘는 초대형 투자다. 정수근은 FA 사상 최고 액수인 40억6천만원(6년)에, 이상목도 투수 중 FA 최고액인 22억원(4년)의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종전까지 FA 최고 액수는 마해영이 내년 기아행을 결정하며 받은 28억원(4년)이었다.

정수근은 계약기간 6년에 계약금 12억6천만원, 연봉 19억원, 옵션 6억원, 4년 후 FA 포기 보상금 3억원을 받는다. '호타 준족'의 정수근은 올 시즌 타율 0.321, 17타점, 15도루를 기록하며 4년 연속 도루왕에 올랐다. 공격.수비.주루까지 3박자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FA 투수 중 최고 거물로 꼽히던 이상목은 4년 계약에 계약금 11억원, 연봉 8억원, 옵션 3억원을 조건으로 계약했다. 이상목은 올 시즌 15승(다승 부문 2위)에 방어율 3.54를 기록했다.

롯데는 1992년 이후 11년간 단 한번도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최근에는 3년 연속 꼴찌로 처지며 프로야구 기록을 깼다. 망신살이 뻗쳤던 롯데에 이번 FA 계약은 일종의 대반격이다.

롯데 김동진 운영팀장은 "롯데는 이제 기동력을 앞세운 팀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넓은 사직구장에선 홈런보다 기동력이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92년 우승 당시 롯데는 무려 2백개가 넘는 팀도루를 기록했다.

또 이상목 영입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선 "진필중과 막판까지 저울질하다 결정했다"며 "올 시즌 이상목이 보여준 놀라운 완급 조절로 미뤄볼 때 완전히 야구에 눈뜬 선수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상목의 막강 마운드, 페레즈-손인호-정수근의 탄탄한 외야진, 1번부터 9번 타자까지 이어지는 기동성 등으로 롯데가 내년에 보여줄 대변신이 기대된다.

김종문.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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