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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세계바둑오픈' - 웅크리고 있던 셰허, 초강수를 던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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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제8회 세계바둑오픈 8강전
[제3보 (43~56)]
白.李昌鎬 9단 黑.謝 赫 5단

백△의 침공에 셰허5단은 43으로 딴전을 피운다. 일생일대의 강적을 맞이해 전투보다는 조심스럽게 집의 균형을 잡아가려는 신중함이 엿보인다. 이창호9단은 46으로 붙이며 한소리 기합을 토해낸다. 흑▲ 한점을 고립시켜 수중에 넣으려 한다.

47,49. 셰허는 힘을 비축한 채 공격을 기다리고 있다.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의외로 냉정한 이 수순에서 셰허가 아직 흔들리지 않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전해져 온다.

백50. 강수인가. 아니 그리 강수도 아니다.'참고도1'처럼 위에서 누르는 것은 5까지 껍데기만 남게 되니까 차단한 것뿐이다. 한데 바로 이때 51이란 초강수가 등장했다. 극도로 조심하며 웅크리고 있던 셰허가 이런 강수를 들고나올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백진 속인데 거꾸로 백을 양분하며 한판 붙자고 한다.

조훈현-조치훈-이세돌 등 세 9단이 이판 앞으로 모여 앉았다. 고수들답게 셰허의 자세에서 심상치 않음을 간파한 것이다.조치훈9단이 이창호9단의 56에 토를 단다.'참고도2'처럼 백1로 뛴 다음 흑2엔 3으로 싸우고 싶다는 감상.

그의 느낌이 옳았다. 바로 이 직후 셰허가 56의 허점을 정확히 찔러버렸기 때문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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