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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단전은 '강자들 무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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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문자 그대로 한국 바둑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강자들의 무덤'이 되고만 2회 원익배 10단전은 이 같은 변화를 여실히 보여 준다.

전기 우승자 이창호 9단과 준우승자 박영훈 9단이 본선에서 단칼에 밀려났고 이세돌 9단, 조한승 9단, 박정상 9단 등 상위 랭커들이 대부분 탈락했다. 2, 3일 4강전이 치러질 예정인데 이 같은 거센 바람의 주인공은 바로 잊혀진 천재 송태곤 8단과 신흥 세력 백홍석 5단이다.

송태곤 8단은 2일 안조영 9단과, 백홍석 5단은 3일 최철한 9단과 오후 7시 바둑TV에서 맞붙는다.

일찍부터 기재(棋才)로 지목받아온 송태곤은 불과 16세 때 첫 우승을 따냈고 17세 때엔 바둑왕전 우승에 후지쓰배 세계대회 준우승 등 엄청난 바람을 몰고와 '폭풍'이란 별명을 얻었으나 이후 2년간 승률이 50%밖에 안 되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천재의 자만이었을까. 한데 이번 10단전에선 이세돌 9단과 박정상 9단을 연파하고 4강에 올라 이창호 9단을 누르고 올라온 안조영 9단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한때 최고 기대주였던 송태곤의 재기 여부가 달린 한판이다.

백홍석 5단은 지난해 삼성화재배 4강에 오르며 갑자기 두각을 나타낸 신흥 강자. 2006년 바둑대상 신인상을 받은 그는 이번 10단전에서도 기세를 늦추지 않고 목진석 9단과 박영훈 9단을 쓰러뜨리며 4강에 도약했다. 그는 은인자중 정상 복귀를 노리고 있는 최철한 9단과 맞붙는다. 결승전은 8, 9, 10일 3번기로 역시 바둑TV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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