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교육서 정부 떼어놓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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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31일 '새 희망을 위한 교육 혁명 구상'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좋은 교육이야말로 최선의 복지정책이고, 최선의 경제정책"이라며 "교육이 고통이 아니라 희망이 되는 '교육 천국의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공교육을 명품화해 서민들도 명품교육을 받게 하겠다"며 "연간 15조원이 들어가는 영어 사교육 시장을 대체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교육이 국제경쟁력을 가지려면 전교조가 바뀌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가치를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전교조는 초심으로 돌아가라. 정치투쟁에 학생을 인질로 삼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우선 대학입시의 완전 자율화를 제안했다. 학생 선발을 대학에 완전히 일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부를 교육에서 떼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고교 평준화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대도시를 중심으로 획일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고교평준화 제도를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그는 "16개 광역자치단체별로 주민들이 투표해 고교평준화 여부를 결정하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교육으로 가난 대물림 막자"="저소득층 교육 지원을 강화해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국가경쟁력을 높인다"는 건 이날 그가 발표한 구상의 핵심이다. 박 전 대표가 저소득층에 대한 관심이 각별한 데다 지지율도 이 계층에서 높고 견고하다는 점에서 가장 박근혜적인 정책 내용이라는 자평이다.

박 전 대표의 자료엔 "속담으로만 남아 있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를 만들어 보겠다"는 말도 있다.

그는 ▶초.중.고와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기 위한 '새 희망 장학기금' 설치 ▶영.유아에 대한 조기 교육을 국가가 지원하는 '드림 스타트 운동' ▶고금리의 대학 학자금 대출제도 개선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영화.공연.전시 등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문화 바스켓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문화 바스켓'은 학생들이 예술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쌓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이스라엘 정부가 채택하고 있는 제도다.

박 전 대표는 "문화 바스켓 제도 등의 재원은 여기에 기부하는 기업.개인에 대해 세액 공제를 제공하고, 국가 재정을 투입하면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한해 1000만원대인 대학 등록금에 대해 그는 "7%인 학자금 대출 금리를 대폭 낮추고 졸업 후 이자를 상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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