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교류확대 “물꼬”/대화상대국으로 첫 참석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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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조업 투자·자원개발 집중논의
한국이 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완전대화상대국이 되어 올해부터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담에 참석한다.
아시아국가의 일원으로서 이들과의 협력을 외교의 주요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한국이 정식으로 완전 대화상대국이 된 것은 북방외교의 성공과 유엔가입에 이어 또 하나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노태우 대통령이 21세기에는 아­태지역이 세계사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역내협력문제를 제창하고 나서고 있는 시점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아세안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등 동남아 5개국이 지난 67년 8월 역내협력체로 발족해 지난 84년 브루나이가 가입함으로써 6개국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매년 정기적으로 외무장관회담을 가진뒤 자신들의 사업에 협의·협력할 「대화상대국」을 지정해 이들과 확대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있다.
현재 아세안의 대화상대국은 EC(72년)·일본(73년)·호주(74년)·뉴질랜드(75년)·미국(77년)·캐나다(77년)등으로 확대돼 왔으나 이들의 면면에서 보듯 아세안과는 남북협력의 차원에서 초청된 것들이다.
아세안이 한국을 이같은 성격의 대화상대국으로 초청한 것은 한­아세안간의 교역수준을 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한국은 지난 8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1.33%라는 무서운 속도로 대 아세안 교역량을 늘려와 지난해에는 수출 50억6천2백만달러,수입 50억8천6백만달러로 총교역량이 1백1억4천8백만달러에 이르렀다.
이 지역에 대한 투자도 급격히 늘어 89년에 네배,90년에 세배가 증가했다. 이것은 연도별로 88년 10.4%,89년 21.5%,90년 36.6%로 총누계치를 비교하면 한국의 총 해외 투자액의 27.3%나 된다.
특히 대 아세안투자는 제조업이 54.5%를 차지했고,그 다음으로 광업·임업등 자원분야에 집중되고 있어 바람직한 협력체제가 강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아세안과의 협력관계에 하나의 현안은 아­태경제협력각료회의(APEC)와의 관계다. 사실상 이번 확대외무장관회의 참석자중 EC외무장관만 빼면 APEC 참석자와 동일하다.
아세안국가들은 이점 때문에 APEC를 제도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APEC의 역할이 증대할 경우 자신들이 주도하는 아세안이 유명무실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등은 두 기구가 독자적인 위상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아세안에 설득하고 있다.
또 한­아세안(6+1)회담에서는 교역 및 투자확대,관광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한­아세안 교류가 확대되는 의미있는 첫 회의가 될 것으로 정부나 경제계는 기대하고 있다.<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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