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들과 거침없이 몸싸움|내한 북미 빙구스타 백지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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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동포들이 보내는 성원으로 스틱을 꽉 쥘 수 있었습니다.』
북미 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에 동양인 최초로 진출한 백지선(23).
백은 지난 5월26일 미네소타 노스스타와의 NHL결승전에서 일곱번째 골을 터뜨리며 소속팀 피츠버그 펭귄스에 7년만에 스탠리컵을 안겨 준 장본인.
「아시아에서 온 피츠버그의 새 희망」이란 현지 여론의 갈채를 받고 스타 대열에 오른 백은 제6회 대한체육회장배 교포 팀 초청대회(13∼16일·목동링크)에 참가하는 캐나다 동포 팀의 코치로 내한했다.
백인들의 강한 보수성으로 흑인선수가 단 세명 밖에 없는 NHL무대에 「서울맨」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백은 좌측 수비수.
1m86㎝·90㎏의 당당한 체격의 백은 거침없이 덤벼드는 백인선수들과의 보디체크(몸싸움)에서도 밀리는 법이 없으며 종종 일어나는 빙판 위의 주먹 대결에서도 물러서지 않는다.
한살때 캐나다로 이민간 백은 일곱살때 아이스하키에 입문, 17세때 소속 고등학교를 우승으로 이끌 정도로 타고난 아이스하키 재목,
백은 지난 87년 동양인 최초로 NHL에 진출, 「빙판 위의 반란」이라 불릴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프로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처음엔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한 백은 90∼91시즌플레이오프 1차전 워싱턴 캐피틀스와 경기에서 처음으로 정규리그에 출전, 종횡 무진한 활약을 보여 이후부터 줄곧 펭귄스의 주전 왼쪽 수비수로 자리잡았다.
테니스의 마이클 창고 함께 프로무대에서 맹활약, 동양인의 우상이 되고있는 백은 『한국인이 자랑스럽다』고 공식기자회견에서 입버릇처럼 되뇌여 더욱 그의 모습이 클로스업 되고 있다.
연봉 60만달러(약4억3천만원)를 받고 있는백은 현재 구단측과 연봉 협상 중이며 곧 1백만달러 선수대열에 들어설 전망.
80게임을 소화하는 NHL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강인한 체력과 꾸준한 개인기 연습 뿐이라는 백은 매일 2시간씩 뒈이트트레이닝을 해오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성장한 백은 백봉현(56·대융제약 이사)씨의 2남2녀 중 차남으로『한국여자와 꼭 결혼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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