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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바루기] 오랜 병구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도 있듯이 오랜 병시중은 누구나 지치게 하지만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이 또한 무색하게 만든다는 걸 보여 주는 일화다. 이처럼 병을 앓거나 다친 사람을 곁에서 돌보는 일을 병구환.간병.병간호 등 다양한 말로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엔 주의해야 할 표현이 있다.

흔히 '병구환'으로 알고 사용하고 있지만 '병구완'이 바른 표기다. '구완'이 '구환(救患)'에서 온 말이긴 하나 원말에서 변한 형태의 '구완'을 표준어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병구완에 필요한 의료 지식을 습득해 간호사가 되려던 나이팅게일의 뜻은 가족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혔다"와 같이 써야 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들의 간병 문제가 새로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처럼 '간병(看病)'도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지만 일본어의 잔재로 병간호.병구완 등으로 순화해 쓰는 게 좋다. 비슷한 뜻으로 '고수련'이란 예쁜 우리말도 있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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