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눈앞엔 카드 자금난 등 '복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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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증시가 예기치 못한 국내외 불안요인으로 인해 약세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주 증시는 터키에서 발생한 테러 소식과 미국 증시의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냉각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흘 연속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전주 말보다 39.11포인트(4.8%)떨어진 770.78로 마감했다. 어렵게 돌파한 800선이 다시 무너진데다 뜻밖에 돌출한 악재가 많아 상승세로 돌아서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잠복 중이던 LG카드 등 카드사들의 자금난 문제도 증시 흐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채권단과 최대 주주가 신용불안 해소 방안을 확실히 마련하지 못하면 금융주들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물론 증시의 큰 흐름은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오는 25일 발표될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로 전망돼 월가의 예상치 7.6%를 뛰어넘고 있다.

올해 2%대에 그칠 국내 경제가 내년에는 잠재성장률(5%)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고무적이다. 미국 경기회복으로 수출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특히 미국 경기 호조로 달러화의 약세 추세가 주춤해질 경우 수출관련주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주 2천억원 이상의 순매도(판 금액-산 금액)를 기록한 외국인들의 '탈(脫) 코리아'우려도 아직은 이른 감이 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지난 금요일 나흘만에 '사자'로 돌아서며 급락 장세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올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유통.음식료 등 내수관련 종목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이같은 3~6개월 후의 중.장기적 전망과 달리 이번주만 보면 증시는 카드사의 유동성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차제에 카드사뿐 아니라 은행권의 부실채권 문제 해결방안이 확실하게 잡혀야 냉각된 투자심리도 조기에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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