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대표 "거부권 행사시 재의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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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대표가 23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대통령과의 전면 투쟁 등 강경선언을 밝히고 있다.[연합]

최병렬 한라나당 대표는 23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특검법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최대표는 이날 이재오 사무총장, 안상수 특보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 간담회를 갖고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재의결을 하지 않고 정면 투쟁으로 대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면 투쟁 방안에 대해서는 “2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내가 결심한 바를 의원들의 동의를 받은 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특검법안이 국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됐고,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는 게 60%를 넘었다”면서 “이런 상황에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는 오늘의 이 국면은 대통령이 자기 비리를 감추기 위해 끝까지 국민앞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대표는 특히 “국회와 국민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대통령의) 처사에는 재의않고 정면투쟁으로 대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유감스럽게도 국민이 정치를 가장 싫어하는 모습인, 대통령과 야당이 정면충돌하는 결과는 대통령이 초래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그동안 대변인 발표를 통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7일 본회의를 소집해 재의결할 것”이라고 밝혀왔고, 최 대표도 지난 13일 KBS토론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거부할 경우에는 다시 재의결할 것”이라고 언급했었다는 점에서 갑작스런 입장변화를 놓고 당안팎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결정배경에는 지난 21일 신행정수도건설특위 구성안 부결에 대한 자민련 의원들의 반발, 민주당내 일부의 재의 반대 동요 움직임, 재의시 무기명투표에 대한 부담 등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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