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2.3% 그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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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7~9월) 중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3%에 그쳤다.

특히 민간소비와 기업 설비투자가 환란 직후인 1998년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감소해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크게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잠정)'에 따르면 실질 GDP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3% 증가했다. 2분기(1.9%)보다는 개선됐지만 한은이 전망했던 2.7%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3분기 중 수출은 16.8% 증가하고 건설투자가 7.8% 늘어나며 성장을 이끌었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와 4.7%씩 감소해 98년 3, 4분기에 이어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동반 감소했다.

◆경기 바닥 탈출하나=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온기를 불어넣으면서 통계상으론 경기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계절 변동 요인을 고려한 전 분기 대비 GDP 성장률도 증가세(1.1%)로 돌아서 올 들어 1분기(-0.4%).2분기(-0.7%)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경기가 바닥을 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한은의 진단이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우리 경제가 2분기에 비해 분명하게 나아졌고 4분기에는 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경우 3.1%의 올 경제성장률 목표도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쪽 성장'우려=얼어붙은 소비.투자 침체가 여전히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는 4.7%나 줄어 2001년 3분기(-14.7%)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내수의 성장 기여율이 -30.9%로 경제 성장을 갉아먹고 있는 동안 수출의 성장 기여율이 2분기 1백7.8%에서 3분기 1백30.9%로 더 높아지면서 수출만이 '나홀로' 성장을 이끄는 형국이다.

반도체.통신기기.컴퓨터 등을 중심으로 한 중화학공업 제품이 19.3%의 수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섬유.의복 등 경공업 제품은 2.2%가 감소하는 등 업종별 양극화 현상도 심각하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조업과 서비스.도소매업 등 산업 간 불균형이 심화하고 외부 충격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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