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실업.대학.동호인팀까지 총출전해 대한민국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2003 하나은행 FA(축구협회)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첫날부터 파란이 연출됐다.
대학팀 건국대는 21일 경남 남해스포츠파크에서 벌어진 대회 32강전에서 프로팀 부산 아이콘스를 맞아 연장전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 16강전에 진출했다.
전반 4분 김형범의 선제골로 이변의 서막을 연 건국대는 후반 7분 부산 쿠키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6분 뒤 주형철의 헤딩골로 다시 앞섰다. 후반 26분 부산 하리의 동점골로 연장에 접어든 두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승부차기까지 갔다. 세명씩 실패해 일곱번째 선수까지의 점수는 4-4. 부산의 여덟번째 선수 이용하가 실패한 반면, 건국대 한병용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켜 외국인선수까지 총출동한 '대어'를 잡았다.
아마가 프로를 잡은 것은 지난해 32강전에서 현대미포조선이 안양 LG를 1-0으로 꺾은 뒤 처음이며, 대회 통산 아홉번째다. 건국대는 이날 명지대를 5-2로 꺾은 대구 FC를 상대로 23일 다시 한번 프로팀 사냥에 도전한다.
올해 처음 도입된 2종 클럽(동호인팀) 중 본선에 오른 봉신축구클럽과 재능교육의 도전은 엘리트 축구의 높은 벽을 절감한 채 첫 경기에서 끝났다. 예선 2회전에서 실업팀 할렐루야를 물리친 봉신클럽은 실업팀 수원시청에 0-3으로 패했다. 예선에서 경일대를 꺾은 재능교육도 포항 스틸러스에 전반에만 네골을 허용하며 0-5로 무너졌다.
한편 2001년 대회 16강전에서 한국철도에 패했던 전남 드래곤즈는 2년 만의 재격돌에서 후반 24분 신병호의 헤딩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광주 상무는 네골을 뽑은 김대욱과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한 정석근의 활약으로 명지대를 9-1로 대파, 이 대회 최다골차 승리기록(종전 2000년 전남-동국대 7골차)을 경신했다.
장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