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통해 문화외교 큰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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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해외 방송 전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방송을 시작한 '프랑스24'와 '러시아 투데이' 등이 대표적이다. 그 가운데 지구촌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아리랑국제방송이 다음달 3일로 개국 10년을 맞는다. 25일 서울 서초동 아리랑국제방송에서 장명호(61.사진) 사장을 만났다.

-벌써 10년이다. 그간의 성과를 정리해본다면.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강력한 수단이 해외 위성방송이다. 우리는 아시아 최초로 국제 위성방송을 시작해 한국의 이미지를 높여왔다.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도 아리랑TV를 벤치마킹해 2009년 새로운 해외방송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한국 정보의 사각지대인 몽골.미얀마 등 아시아권 국가와 리비아 등 아프리카, 중남미에서 한국을 알리는 방송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한국에 주재하는 외국인의 80% 이상이 아리랑 방송을 보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주한 외국인들도 아리랑TV를 통해 주요 정보를 얻고 있다."

-아시아나 아랍 등에서 아리랑TV의 인지도나 선호도가 높다.

"아리랑TV는 종합 편성을 하고 있다. 뉴스나 시사관련 내용이 30%, 각종 문화 프로그램이 70% 정도 된다. 이 때문에 다른 해외 위성 방송에 비해 재미있다. 이런 점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른 해외 방송에 비해 뉴스 보도 비중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CNN과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경우와 비교하는 것은 전제가 옳지 않다. 이들 방송은 뉴스 방송으로 자국어 방송이다. 하지만 아리랑TV는 해외홍보방송이다. 뉴스와 함께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문화 콘텐트를 실어 나른다. 다만 뉴스의 중요성을 감안,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의 비중을 5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04년 아랍권에 방송을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라크에 자이툰 부대를 파병하면서 이와 연관된 불편한 여론을 순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다. 방송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주민들에게 위성 안테나를 제공하는 등 수신 시설도 갖춰줬다."

-공사 전환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많은데 결국 예산이 문제다. 국고와 방송발전기금을 지원받지만 실질적으로 제작에 쓸 수 있는 돈은 연간 14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지상파 드라마 1편 제작비에도 못 미친다. 재원 구조 마련이 가장 큰 과제다. 외국의 경우 해외 홍보방송은 국가가 지원한다.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도와줘야 한다. 공사화 등의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추진 과제는.

"현재 아시아.유럽(월드1)과 북남미(월드2).아랍으로 나눠져 있는 채널 성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문화권이 다르고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과 북남미를 한 채널로 묶고 아시아권을 다른 채널로 해 편성하게 된다. 아시아권은 뉴스보다는 한류 콘텐트 편성을 원하는 만큼 한국을 알릴 수 있는 한류 채널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다."

하현옥 기자

◆아리랑국제방송=1997년 2월 케이블 방송으로 개국한 뒤 2000년 세계 위성방송을 시작했다. 현재 전세계 1400여 방송사를 재전송 파트너로 확보, 188개국의 5300만 수신가구 대상으로 24시간 영어방송을 하고 있다. 2004년에는 아랍어 위성방송을 시작했다. 해외 위성방송 3개 채널(월드 1, 2와 아랍)과 국내 방송(케이블.위성)을 운영하고 있다. 비영리 민간재단으로 예산의 일부를 국고와 방송발전기금에서 지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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