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직할시 10년 무엇이 달라졌나(3)|삭막한 항도… 쉴 곳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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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인천시 장수동 관모산 기슭에 자리잡은 인천대공원은 시가 서울대공원을 능가하는 시민휴식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아래 82년부터 64억6천만원을 투입해 개발중인 인천의 대표적인 도시 자연공원.
그러나 인적이 드문 공원경내 이곳 저곳에는 잡초만 무성할 뿐 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별로 없다.
인천시민들이 이 공원을 외면하는 것은 도로·잔디구장·야구장 등 기반시설만 갖추고 있을 뿐 공원 경내에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목마·거북선·허니문카 등 어린이용 놀이기구가 다양한 숭의동 수봉 공원은 사정이 다르다. 2천여평 남짓한 부지에 보잘 것 없는 놀이시설이 들어서 있지만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꼬마손님들이 3백∼5백명씩 몰려 성황을 이룬다.
『서울대공원을 가자니 지하철과 택시를 갈아타는 번거로움이 따르고, 비용도 엄청나게 들고…. 애들을 데리고 갈곳이라곤 수봉공원 밖에 없어요.』
공원에서 만난 가정주부 한정숙씨(32)는 『인천직할시에 어린이들을 위한 휴식공간이 이처럼 적다는 것은 대도시의 수치』라고 했다.
서해안을 낀 송도 유원지는 인천시가 자랑하는 유일한 시민휴식·놀이공간.
그러나 이곳은 조잡한 유료시설과 바가지 상혼이 판을 칠뿐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줄 놀이시설이나 상상력과 지식을 키워주는 우주·역사·자연 박물관 등은 없다.
「휴식·놀이공간의 절대부족」또한 직할시승격 10년을 맞는 인천시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다.
인천시에 따르면 시내에 조성된 공원은 석바위 공원·백운 공원 등 근린공원 13개소, 묘지공원 1개소, 어린이 공원 74개소 등 총88개소로 연면적은 4백53만2천평방m.
인천시의 시민 1인당 공원면적은 2·5평방m.
81년 직할시 승격 당시의 0·3평방m에 비해 8배가 는 셈이다.
그러나 다른 직할시의 공원면적과 비교할 때 이는 턱없이 좁은 것이다.
90년 1월 기준 전국 6대도시의 시민 1인당 공원 면적은 부산 6·6, 대구 7·4, 대전 9· 4, 광주 2·6평방m 등으로 인천이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다.
직할시승격 초기 인천시가 도시계획으로 지정한 공원부지 총면적은 2백28개소 2천9백54만6천평방m.
그러나 예산부족·보상시비 등으로 개발이 늦어져 지난 6월말 현재 공원이 조성된 면적은 88개소 4백53만2천평방m에 불과하다.
인천대공원은 개발늑장의 대표적인 케이스.
인천시는 당초 82년부터 91년까지 장수동 관모산 일원 2백91만2천평방m에 1백47억2천여만원(민자 10억5천만원)을 투입, 서울대공원을 능가하는 규모의 공원을 조성, 청소년회관 및 수련장·어린이 교통공원·민속 공연장·주말 농장·수영장·잔디구장·산책로·식물원 등 다채로운 시설을 마련키로 했었다.
그러나 관모산 일대가 개발제한 구역으로 묶여있는 데다 토지소유자와의 마찰 등으로 사업추진이 늦어져 지난해까지 64억6천여만원을 투입해 부지일부만 매입, 잔디구장·산책로·조경시설물 등의 시설만 갖추어놓고 완공목표 연도도 당초의 91년에서 96년으로 5년간이나 연기했다.
환경문제 전문가들은 『삭막한 도시생활과 환경을 파괴하는 공해 등으로 찌든 시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자연공원 등 휴식공간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인천시는 이 같은 안목에서 합리적이고 현실성 있는 계획을 수립, 휴식공간 확충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천=김정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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