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 80년대 급증 전문화 추세-시인 권태현씨 문학예술지 실태조사서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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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현재 국내에서 발간되는 문예지는 총 50종이고 이들 문예지들을 통해 등단한 문인은 모두 3천3백2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인 권태현씨가 문예진흥원과 함께 조사, 『문화예술』7월호에 기고한 「문학 예술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잡지는 1955년 창간돼 7월호로 통권439호가되는 『현대문학』.
이 문예지는 또 시인2백88명, 소설가 1백6명, 평론가 67명, 극작가 8명, 수필가 12명 등 총 4백81명의 문인을 배출, 신인발굴에서도 수위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예지를 성격별로 분류해보면 종합지 25종, 시 전문지 8종, 아동문학전문지 5종, 시조 전문지 4종, 수필 전문지 2종, 기타 문예지 6종이다. 전체의 50%인 25종이 종합지인 것을 보면 문예지 독자들은 특정 장르의 글을 찾아 읽기보다 문학 그 자체를 좋아해 여러 장르의 작품을 두루 읽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다시 발간 형태별로 분류하면 계간지가 층 30종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으며 월간지 19종, 격월간지 1종이었다. 월간에 비해 게간이 주류를 이룬 것은 발간비·운영비 등 경제적 측면과 독자들이 문학의 질을 따지는데 기인된 것으로 보인다.
문예지를 창간 연대별로 보면 50년대 1종, 60년대 4종, 70년대 11종, 80년대 27종, 그리고 작년과 올해 7종이 창간됐다. 80년대에 전체의 54%에 해당하는 27종, 특히 88, 89년 두해 사이 19종이나 창간된 것은 경제적 여유에 바탕한 문학적 욕구가 88년 출판 자율화 조치에 따라 분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88년 『추리문학』, 89년 『농민문학』, 90년 『희곡문학』, 91년 『솟대문학』등 최근에 볼수록 농민·장애자 등 특정 대상, 추리소실·희곡 등 특정 장르 등의 문예지 창간이 두드러져 문학의 전문학도 이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신인 발굴에 있어서는 『현대문학』에 이어 68년 창간된 『월간문학』이 시인 1백5명, 소설가 66명, 아동문학가 65명, 수필가 60명, 시조시인 50명, 평론가 20명, 극작가 5명 등 총 3백71명을 배출, 2위를 차지했으며 7l년 창간된『시문학』이 3백4명, 60년 창간된『시조문학』이 3백명을 배출해 3, 4위를 차지했다. 여기서 흥미 있는 것은 지령과 신인배출 숫자와는 어떤 비례도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66년 창간된 『창작과 비평』이 총 4l명의 신인을 배출한데 반해 90년 창간된 『문예사조』는 무려 82명의 신인을 뽑았다. 또88년 창간된 『우리문학』『문학과 의식』은 각 79, 46명의 신인을 배출, 상대적으로 지명도나 권위가 떨어지는 문예지일수록 신인배출에만 매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학상은 21개 문예지에서 총41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문학상을 운영하고 있는 문예지는 『시와 의식』으로 시와 의식문학상·초현실주의문학상·한국 모더 니즘 문학상·빛과 구원의 문학상 등 총 4개. 그 다음이 『문학사상』으로 이상 문학상·소월 문학상·김환태 평론 문학상 등 3개를 운영하고 있다. 문예지 운영 문학상중 수여 횟수가 가장 많은 것은『현대문학이이 제정한 현대문학상으로 총 36회. 그러나 5회 미만의 횟수를 갖고 있는 문학상이 모두28개로 전체의 68%를 차지, 최근에 볼수록 문학상 제정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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