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세에 62타 … 290야드 샷 … 273경기서 45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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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 어윈이 마지막 라운드 9번 홀에서 힘찬 드라이브샷을 하고 있다.[하와이 AP=연합뉴스]

62세에 62타를 치고 다시 벌떡 일어섰다.

'챔피언스 투어(시니어 투어)의 타이거 우즈'로 불리는 헤일 어윈(미국)이 '에이지 슈트(Age Shoot.자기 나이와 같은 타수, 시니어 골퍼들이 최고의 영예로 여긴다)'를 기록했다.

어윈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우풀레후의 후알랄라이 골프장(파 72)에서 벌어진 시즌 개막전 마스터카드 클래식 2라운드에서 10언더파 62타를 쳤다. 어윈은 1945년 6월생이다.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미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한국식으로 계산하면 에이지 슈트다. 어윈은 이 대회에서 합계 23언더파로 제이 하스(52) 등 시니어 투어의 '젊은이'들을 5타 차로 제치고 우승도 차지했다. 거리도 젊은이 못지않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90야드였다.

어윈에겐 감격스러운 우승이다. 1996년 챔피언스 투어에 합류한 이래 투어를 지배했지만 지난해 단 한 차례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주위에선 "어윈도 나이는 속일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이번 우승으로 '나이'얘기는 쏙 들어갔다.

그는 진정으로 골프는 60세부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직도 나는 골프를 이해하려 하고 있다. 아직 내가 못하는 샷이 있으며 그것을 배우고 있고, 아직도 영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챔피언스 투어에서 어윈의 기록은 PGA 투어의 타이거 우즈와 비견된다. 그는 273경기에 출전해 통산 45승을 거뒀다. PGA 투어 200경기에서 54승을 거둔 우즈에게는 약간 모자라지만 2위를 41차례, 3위를 22차례나 기록해 108차례 '톱3'에 들었다. 우즈는 '톱3'가 91차례였다. 일관성 면에서는 어윈이 우즈보다 낫다.

PGA 투어 22년 동안 20승을 하고 600만 달러의 상금을 벌었던 그는 챔피언스 투어 11년 동안 3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활동한 시간은 절반밖에 안 되지만 상금 액수는 다섯 배나 된다.

어윈의 장기는 아이언샷과 퍼팅이다. 챔피언스 투어에서 그린 적중률과 퍼팅 부문 1위를 네 차례씩 차지했다. 이번 대회 페어웨이 정확도는 88.1%였다. 그는 "내 골프가 아직 충분히 남아 있다"고 말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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