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자 0.6%가 「C형 간염」보균|중앙적십자혈액원 2만9천여 명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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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약0.6%가 C형 간염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것으로 표본조사결과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중앙적십자혈액원 오영철 연구실장 팀이 지난 5월중 헌혈자 2만9천7백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보사부가 지난 5월부터 헌혈시 C형간염검사를 의무화한 후 첫 대규모 조사보고인 이번 연구는 또 그동안 C형 간염바이러스가 주로 수혈을 통해 전파됐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한편 조사결과 나타난 C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 1백81명중 약 90%인 1백63명이 B형 간염바이러스를 갖고 있지 않았다. B형 간염 검사에서만 이상이 없으면 수혈용 혈액으로 채택돼왔던 기존의 행태를 고려할 때 이들 C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의 혈액이 헌혈수혜자에게 그대로 흘러 들어갔다고 추정된다.
이번 조사결과 그동안 1∼2%선으로 추정돼오던 C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율이 실제는 0.6%정도로 다소 낮게 나타나 일면 「다행」이라는 감도 있으나 B형 간염바이러스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C형 간염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헌혈이 바로 C형 간염전파의 주범이었음을 반증하고 있다.
C형 간염은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며 일단 발병되면 B형 등에 비해 사망률이 4∼5배정도 높은 편이다.
C형 간염은 잠복기가 2∼26주 정도며 감염시 감기 비슷한 증세에 가벼운 피로정도가 동반되기 때문에 보통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된다.
아직까지 C형 간염의 발병양상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보균자중 최고 50%정도는 만성간염으로 발전하고 이들 중 20%정도는 간경변·간암 등 중증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다.
C형 간염은 아직까지 적절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며 검사비용 또한 비싸 검사를 꺼려온 상태다.
감염은 수혈을 통해서가 대부분이며 일부는 부부관계, 출산시 상처, 모태로부터의 수직감염 등으로 일어나지만 공동우물을 사용한 주민들의 집단적 발병보고도 있어 경구 감염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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