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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외면 박수부대만/유세장 제구실 못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세과시 고함경쟁… 폭력 난무/홍보 소홀 서울지역 유권자 참여율 1%
광역의회의원 선거전이 막판에 접어든 가운데 「후보와 유권자가 만나 정견을 듣는 기회」여야할 합동유세가 일반 유권자들의 외면속에 선거운동원·동원된 박수부대끼리의 원색적인 세과시 마당으로 변질돼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같은 유세장의 「유권자 소외」현상은 기성정치권에 식상한 시민들의 정치무관심·거주지역에 대한 고향의식 부족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유세일정에 대한 선관위측의 홍보소홀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돼 시급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유세막판 서울을 포함한 전국 곳곳의 유세장에서는 박수·야유부대간의 고함경쟁과 폭력이 난무하고 연설이 중단되는 사태가 잇따랐다.
◇유권자 무관심=5명의 후보가 출마한 서울 중구 3선거구는 15일에 이어 16일 2차유세에도 7백여 청중중 6백여명이 각 후보의 운동원·박수부대로 구성돼 연단을 중심 5개 그룹으로 편을 갈라 포진,격렬한 구호경쟁을 벌여 운동회 관중석 같은 모습을 보였고 정작 극소수의 일반 유권자들은 뒷전에 밀려 소외되는 현상이 빚어졌다.
또 서대문 5선거구도 이날 1천여명의 청중들이 파랑·연두·줄무늬 등 지지자별로 각각 다른 색의 종이모자를 쓴채 운동장 가장자리 그늘에 모여있다 지지후보의 연설때만 교대로 연단앞으로 몰려나와 환호한 뒤 연설종료와 함께 유세장을 나가버려 1백여 일반 청중의 빈축을 샀다.
특히 서울지역의 이같은 청중수는 4만∼8만여명에 이르는 선거구별 총유권자수의 1%에 불과한 것으로 16일 성동4선거구 유세엔 5만6천여명의 유권자중 4백명만이 나왔으며 그나마 대부분 박수부대였따.
◇폭력충돌=16일 전남 나주 1선거구의 합동유세가 열린 공산중 운동장에선 신민당 김명국 후보(49)의 아들 기영군(24·조선대 사학 3)이 무소속 한상근 후보(59)측 운동원 10여명에게 집단구타당해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김군은 한후보가 아버지인 김후보의 공천과정을 비난하자 한후보에게 폭언하던중 봉변당했으며 양쪽 운동원의 집단 몸싸움으로 유세가 10여분 중단되기도 했다.
또 16일 부산시 사하 4선거구 다대국교 합동연설회에서는 무소속 조양득 후보(44)가 민자당 김홍윤 후보(55)에 대해 김후보가 부산시 수협조합장 재직시절 다대지역 수산물냉동공장 설치에 반대하는 어민들을 고소했던 사실을 들추며 공격하자 양측 운동원들이 서로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벌여 유세가 5분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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